15년 전 발생한 성폭행 범죄를 유서를 통해 고백했더라도 작성 경위 등이 불분명하다면 증거로 활용할 수 없다는 대법원의 판단이 나왔다.7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법원 3부(주심 이흥구 대법관)는 지난달 12일 성폭력 범죄의 처벌 및 피해자 보호 등에 관한 법률 위반(특수준강간)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피고인들에게 유죄를 판결한 원심을 파기하고 사건을 서울고등법원에 환송했다.2021년 사망한 망인은 유서에 2006년 중학생 당시 피고인들이 술에 만취한 상태에 있는 피해자 김모 씨를 상대로 간음하였다는 내용을 작성했다. 이에 피고인들은 특수준강간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1심은 무죄를 판결했고, 2심은 유서의 증거 능력을 인정해 이들에게 징역 2년 6개월의 유죄를 선고했다. 2심 재판부는 망인이 피고인들을 무고할 만한 뚜렷한 동기나 이유가 발견되지 않았으며, 피고인들 스스로도 당시 망인 및 피해자와 함께 초등학교 등에서 술을 마셨던 사실은 인정했다는 점과 피해자의 진술을 종합해 유서가 신빙할 수 있는 상태에서 작성됐을 것으로 봤다.대법원은 해당 유서가 신빙성을 담보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 대법원은 "망인은 자신의 범행을 참회할 의도로 이 사건 유서를 작성하였다고 단정하기 어렵다"며 "허위 개입의 여지가 거의 없다고 단정할 수 있을 정도로 작성 동기나 경위가 뚜렷하다고 평가할 수 없다"고 짚었다. 또 "유서의 내용이 객관적 증거, 진술증거로 뒷받침된다고 보기도 어렵다"며 과장되거나 왜곡되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권용훈 기자 fact@hankyung.com
정부가 현재 논란이 되고 있는 '의대 증원 회의록'과 관련해 '공공기록물관리법' 상 작성 의무가 있는 각종 회의체의 회의록은 모두 작성했다고 해명했다.박민수 보건복지부 2차관은 7일 '의사 집단행동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 회의 후 브리핑에서 "공공기록물 관리법에 따라 '보건의료기본법'에 근거를 둔 보건의료정책심의위원회와 산하 의사인력전문위원회 회의에 대해서는 회의록을 작성·보관하고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그러면서 "정부는 서울고등법원의 요청에 따라 회의록을 제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공공기록물관리법에 따르면 회의록은 회의의 명칭, 개최 기관, 일시와 장소, 참석자 및 배석자 명단, 진행 순서, 상정 안건, 발언 요지, 결정 사항 및 표결 내용에 관한 사항을 포함해야 한다.정부는 대한의사협회(의협)와 함께한 의료현안협의체의 경우, 양측이 상호 협의해 회의록 대신 보도자료와 사후 브리핑을 통해 회의 결과를 공개해왔다고 밝혔다.이 부분은 당시 의료현안 협의체에 참가한 전임 의협 집행부에서도 '보도자료로 회의록을 갈음하는 데 합의했다'고 확인한 사실이다.박 차관은 "의료현안협의체는 법에서 규정한 협의체가 아니라, 정부와 의협 간 합의에 따라 의사인력 확충 등을 포함한 의료 현안 전반을 논의하기 위해 구성한 협의체"라며 "공공기록물 관리법상 회의록 작성 의무가 있는 회의체는 아니었다"고 밝혔다.그는 "논의 과정을 투명하게 알리기 위해 양측의 모두발언을 공개하고, 보도참고자료를 배포하고, 기자단 브리핑을 갖기로 양측이 합의했다"며 "합의에 따라 회의 때마다
이달 말 입주를 앞둔 전남 무안군 소재의 한 신축 아파트에서 건물 외벽과 슬라브가 휘는 등 심각한 하자가 발견돼 입주 예정자들 사이에서 불만의 목소리가 터져 나왔다.지난 6일 보배드림 등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역대급 하자 나온 신축 아파트'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글에는 해당 신축 아파트 외벽과 계단, 엘리베이터, 공용부 벽면 등의 하자를 예비 입주자들이 촬영한 사진이 담겼다.사진에서는 건물 외벽이 고르지 못하고 휘어져 있는 듯한 모습이 나타났다. 작성자 A 씨는 "한눈에 봐도 보이는 건물 외벽이 휜 모습"이라며 "지진이 나면 전부 다 죽는 거 아닌지(모르겠다)"고 걱정했다. 내부 벽면이 수평이 맞지 않고, 창틀과 바닥 사이 간격이 뒤틀려있는 모습도 있었다. A 씨는 "타일과 벽 라인을 보면 수직, 수평이 안 맞고 난리"라며 "이것이 브랜드 (아파트의) 마감"이라고 비꼬기도 했다.엘리베이터에서도 부실시공이 확인됐다. 엘리베이터가 위치한 층을 알려주는 표지판이 떨어져 나갈 듯 매달려있는가 하면 숫자의 일부만 표기돼있는 곳도 있었다.계단의 타일이 깨져 있는가 하면 화장실 타일 내부에 타일을 채워 넣었다가 타일 외벽이 깨지며 내부가 그대로 드러나기도 했다.그는 "세대마다 하자가 평균 150개, 많게는 200개 이상 나오고 공용부의 하자가 판을 친다"면서 "이 상태로 사전점검을 했다"며 분통을 터뜨렸다.실제로 이 아파트에 접수된 하자 건수는 6만건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지난 3일부터 해당 지자체의 온라인 민원 게시판은 입주 예정자의 민원으로 도배되고 있다. 민원인들은 자신이 이 단지의 예비 입주자라며 군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