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김문권기자]파업중인 근로자들이 휴가를 자진 반납하고 특근하는
기현상이 나타나 노동현장에 신선한 충격을 주고 있다.

특히 현대중공업 현대정공등 현총련(현대그룹노동조합총연합)산하 울산
지역 현대계열사들이 분규로 몸살을 앓고 있는 가운데 근로자 스스로
생산현장에 대거 참여해 회사와 노조도 놀라고 있다.

화제의 회사는 동력전달장치 브레이크 부품등 자동차 부품을 생산하는
울산의 한국프랜지공업(주)(사장 김윤수).

현총련에 소속된 이회사 노조(위원장 장예식)는 지난달 20일부터 임단협
결렬로 부분파업중이며 회사는 지난달30일부터 오는4일까지 정기하계휴가에
들어갔다.

그러나 전체종업원 1천1백여명 가운데 40-50% 이상인 5백여명의 근로자들은
휴가를 반납한채 휴일인 지난달30일부터 생산라인에 매달려 파업으로 인한
생산차질분 만회에 안간힘을 쏟고 있다.

찌는듯한 폭염도 아랑곳하지 않고 남들은 한가로이 휴가를 즐기는 가운데
지난달30일에는 4백76명이 1일에는 5백28명이 정상출근해 비지땀을 흘리며
더위를 잊었다.

앞으로 조업에 참여하겠다고 밝힌 근로자는 2일 5백51명, 3일 5백72명, 4일
5백62명에 이른다.

이로인해 그동안 4시간 2시간씩의 부분파업으로 활기를 보이지 않던 공장
모습이 오히려 휴가기간인 지금에야 생기를 되찾아 라인이 정상적으로
돌아가 제품이 정상 생산되고 있다.

평상시 2만2천대분의 부품을 생산했으나 50%의 근로자들이 이날 생산한
물량은 전체의 64%인 1만4천대로 생산성도 오히려 평상시보다 5-10%이상
높아져 회사관계자를 더욱 놀라게 하고 있다.

등속생산부 이용철씨(37)는 "휴가를 가지못해 가족에게는 미안하다"며
"계속되는 파업으로 물량이 달리게 될 경우 회사의 큰 손실이 우려돼
근무를 자원했다"고 밝혔다.

이처럼 근로자들이 휴가를 반납하고 작업에 임하게 된 결정적인 이유는
한달이상 지속된 부분파업으로 생산량이 절대 부족해 완성차업체의 조업과
기간산업에 막대한 차질이 빚어질 우려가 높다고 판단했기 때문으로 풀이
된다.

즉 우리회사 때문에 엔고등의 영향으로 사상최대의 활황세를 보이고 있는
자동차산업과 타부품회사에 타격을 주어서는 안된다는 공동체 의식의
발로라 하겠다.

노조도 여느때 같으면 특근금지 명령을 내렸을 것이나 올해는 조합원의
자율의사에 맡기는 노사협상과 조업은 별개라는 성숙된 의식을 보여주었다.

노사는 휴가기간인 끝나는 오는5일부터 임단협을 재개할 예정이며 이번
일로 노사간 신뢰를 회복했다고 판단하고 빠른시일내 타결될 것으로 기대
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