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들어 서울 아파트 가격 회복을 주도하는 강남4구(강남·서초·송파·강동) 중 송파구의 상승세가 가장 가파르다.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지정된 데다 계절적인 비수기임에도 잠실동 등을 중심으로 매수 수요가 꾸준히 몰리고 있다.

23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송파구는 이달 셋째주(지난 17일 기준) 아파트값이 전주 대비 0.14% 오르며 서울 25개 구에서 마포구(0.15%)에 이어 두 번째로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올해 들어 누적 기준 상승률은 0.32%에 달한다. 하락세가 본격화된 지난해 이후 서울에서 가장 먼저 상승세로 전환한 지역이다.

송파구 상승세를 이끄는 곳은 잠실동이다. 잠실엘스, 리센츠, 트리지움 등 이른바 ‘엘리트’ 아파트는 여름 비수기에도 꾸준히 거래되고 있다. 잠실엘스는 18일 전용면적 84㎡ 기준 23억8000만원(15층)으로 올 들어 최고가를 경신했다. 5월 22억원을 넘어선 뒤 지난달 23억원을 돌파한 매매가는 이제 24억원 직전까지 올라왔다. 1월 18억7000만원까지 떨어졌던 잠실엘스는 급매물이 소진된 뒤 꾸준히 올라 저점 대비 27.3% 상승한 상태다.

옆 단지 리센츠도 거래가 이어지며 가격이 오르고 있다. 5월 전용 84㎡ 기준 12건에서 지난달 13건으로 거래가 늘었다. 거래 평균 가격은 5월 22억2541만원으로 22억원을 넘어선 뒤 지난달 22억6784만원으로 올랐다. 이달 들어 신고된 거래는 3건인데 평균 가격은 22억8833만원으로 23억원에 육박한다. 트리지움은 지난달부터 이달까지 전용 84㎡ 기준 20억원 후반에서 22억원까지 거래되고 있다.

잠실동은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묶여 있기 때문에 일정 면적 이상의 토지를 거래할 때 기초지방자치단체장의 허가를 받아야 한다. 실거주 목적이 아니면 거래가 힘들다는 얘기다. 다른 지역에 집을 소유한 사람이 입지가 좋고 우수한 학군까지 갖춘 이곳으로 ‘갈아타기’하려는 수요가 많다는 분석이다. 잠실엘스와 리센츠는 단지 내 초·중·고등학교를 품고 있고, 트리지움도 초등학교와 고등학교를 안고 있다. 잠실엘스는 2호선 잠실새내역과 2·9호선 환승역인 종합운동장역을 끼고 있는 더블역세권 아파트다. 리센츠와 트리지움도 잠실새내역을 끼고 있다.

급매물들이 소진되면서 호가도 뛰었다. 잠실엘스 전용 84㎡는 22억원대 매물이 거의 사라지고 23억~24억원에 형성돼 있다.

전세가도 빠르게 회복하고 있다. 잠실동 한 공인중개사무소 관계자는 “올초 7억원대였던 전용 59㎡ 전세가가 최근 9억원 이상으로 뛰었다”며 “올초 시장에 남아있던 매물들이 빠르게 주인을 찾았다”고 말했다. 전용 84㎡ 전세가는 최근 1개월 새 1억원가량 오른 11억~12억원 수준에서 거래되고 있다.

서기열 기자 philo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