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성동구 성수동 '트리마제' 아파트 전경. 한경DB
서울 성동구 성수동 '트리마제' 아파트 전경. 한경DB
강남 3구(강남·서초·송파)에서 시작된 집값 상승세가 서울 전역으로 확산하면서 성동구와 동작구, 마포구 등 지역의 랜드마크 아파트 가격 반등세가 두드러지고 있다. 국민 주택형이라 불리는 전용면적 84㎡ 기준 ‘30억·20억원 클럽’에 재진입하는 사례가 속속 나오고 있다.

13일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성동구 성수동 트리마제 전용 84㎡는 지난달 30억9500만원에 거래됐다. 2021년부터 줄곧 30억원대에 매매되던 이 아파트는 작년 5월 38억9000만원까지 올랐다. 그러다 지난 3월엔 29억9000만원까지 떨어졌는데, 최근 30억원 선을 회복했다. 대형 면적인 전용 140㎡는 가장 최근에 47억8000만원에 손바뀜했다.

성수 트리마제, 흑석 리버하임…'30억·20억 클럽' 재진입
‘준강남’이라 불리는 동작구의 대표 단지인 흑석동 아크로리버하임 전용 84㎡는 지난달 22억7000만원에 매매됐다. 지난달 22억7000만원에 거래된 강남구 개포동 개포래미안포레스트 전용 84㎡와 같은 몸값이다. 아크로리버하임은 2020년에 강남 3구와 한강변 고급 주상복합인 성수동 트리마제를 제외한 비(非)강남 일반 아파트 중 전용 84㎡가 처음으로 20억원을 넘어 화제가 된 곳이다. 4월 가격이 18억2000만원까지 떨어졌지만 현재는 20억원을 다시 넘고 직전 최고가인 25억4000만원(작년 2월)에 바짝 다가섰다.

강북권에서도 ‘20억원 클럽’ 재입성을 노리는 단지가 적지 않다. 작년 5월 22억2500만원까지 올랐던 종로구 홍파동 경희궁자이 전용 84㎡의 지난달 매매가는 18억3000만원이다. 올 1월 16억9000만원까지 내려앉았던 것과 비교하면 4개월 새 1억4000만원 올랐다. 마포구 용강동 래미안마포리버웰 전용 84㎡도 4월 19억원에 손바뀜했다. 2021년 9월 22억4000만원의 신고가를 기록한 단지다. 마포구 염리동 마포프레스티지자이 전용 84㎡도 지난달 17억9800만원에 거래되며 전고점(20억원)에 다가서고 있다.

지역 대표 단지의 몸값이 비싸지면서 해당 지역 집값도 덩달아 뛰고 있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동작구와 마포구의 아파트 가격은 각각 5주, 3주 연속 상승하고 있다. 강남구(7주 연속), 서초구(8주 연속), 송파구(5주 연속) 등을 제외하고 오름세가 가장 돋보이는 지역이다. 성동구도 이달 첫째주(지난 5일 기준) 0.01% 오르며 작년 1월 24일 이후 71주 만에 상승 전환했다.

권일 부동산인포 리서치팀장은 “보통 집값 선행지표 격인 강남 3구가 반등하기 시작하면 이후 준강남권 및 도심 지역, 외곽지역 등 순서로 움직이는 흐름을 보인다”며 “가격이 꿈틀거리면서 대기 수요가 매매 수요로 전환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인혁 기자 twopeopl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