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인천 연수구 송도동 아파트 대상의 갭투자 사례가 늘고 있다. 송도 아파트의 가격이 큰 폭으로 떨어진 상황에서 부동산 규제가 풀리자 갭투자 수요가 움직이고 있다는 분석이다.
규제 풀린 송도, 지금이 집값 바닥?…갭투자 수요 '꿈틀'
8일 부동산 빅데이터업체 아실에 따르면 최근 3개월간 송도동은 전체 아파트 매매 350건 가운데 15건(4.2%)이 전세를 끼고 매입한 거래로 나타났다. 같은 기간 읍·면·동 기준 갭투자 증가세가 가장 두드러졌다.

갭투자는 소유주가 아파트를 매입한 뒤 직접 거주하는 기간 없이 임대 목적으로 전·월세를 놓은 계약을 말한다.

송도가 갭투자자의 관심을 끄는 것은 작년부터 매매가가 크게 떨어졌기 때문이다. 한국부동산원 통계에 따르면 송도동이 있는 연수구 아파트값은 지난해 누적 15.1% 떨어졌다. 수도권에서는 시·군·구 기준으로 경기 광명시(-15.4%) 다음으로 하락폭이 컸다.

집값이 떨어지면서 갭(매매가와 전셋값의 차이)이 줄었다. 최근 3개월 내 거래된 사례 중 갭이 가장 작았던 ‘더샵 엑스포 10단지’ 전용 115㎡ 3층 매물은 지난해 11월 6억8000만원에 손바뀜한 뒤 곧장 6억3000만원에 세입자를 들였다. 매매가와 전셋값의 차이가 5000만원에 불과한 셈이다. 인근 ‘더샵 센트럴시티’ 전용 59㎡ 7층 물건은 작년 11월 4억9500만원에 매매된 뒤 12월 4억1000만원에 전세 계약서를 썼다. 갭은 8500만원이다.

지난해 11월 정부의 부동산 규제 완화로 조정대상지역에서 비규제지역이 된 것도 한몫했다. 조정대상지역에서 제외되면 종합부동산세, 양도소득세 중과가 배제되고 양도세 비과세 요건인 2년 실거주 의무가 없어진다. 담보인정비율(LTV)이 최대 70%까지 확대되고, 재당첨 제한 등 청약 관련 규제에서도 자유로워진다.

다만 전세 수요가 전국적인 감소세를 보이는 만큼 섣불리 갭투자에 나서선 안 된다는 지적이 나온다. 양지영 R&C연구소 소장은 “송도 집값이 바닥이라는 인식이 확산하면서 갭투자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며 “다만 전세 세입자를 구하기 어려운 상황인 데다 올해 예정된 입주 단지가 많다는 점을 고려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혜인 기자 he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