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여 2-1 재개발 1945가구

DSR 규제로 잔금 대출 막히고
위례신도시 입주까지 겹쳐
잔금 급한 집주인 대거 매물

전용 84㎡ 전셋값 7.1억~7.5억
거여2-1구역 재개발을 통해 지난 10일부터 입주를 시작한 서울 송파구 거여동 ‘송파시그니처롯데캐슬’ 아파트.  은정진  기자

거여2-1구역 재개발을 통해 지난 10일부터 입주를 시작한 서울 송파구 거여동 ‘송파시그니처롯데캐슬’ 아파트. 은정진 기자

“값싼 급전세를 찾는 문의만 간간이 있고 실제 거래는 잘 안 되는 분위기입니다. 잔금이 급한 집주인들은 전셋값을 계속 낮추고 있어요.”(거여동 T부동산 대표)

25일 서울 송파구 거여동 ‘송파시그니처롯데캐슬’엔 이삿짐을 실은 차량이 분주하게 단지를 드나들었다. 이 단지는 공사를 모두 완료하고 이달 10일부터 3월 15일까지 집들이를 한다. 수요가 없는 탓에 매물이 점차 쌓이면서 이 단지 전셋값은 최근 한 달 새 1억원가량 떨어졌다.
한 달 새 전세가격 1억원 ‘뚝’
'송파 롯데캐슬' 입주…한달새 전셋값 1억 '뚝'

송파시그니처롯데캐슬은 거여2-1구역 재개발사업을 통해 지어진 단지다. 지하 3층~지상 33층, 17개 동, 1945가구(전용면적 84~136㎡)로 이뤄졌다. 일반분양 745가구, 조합원분양 832가구, 임대 368가구다. 서울 동남부 송파구 끝자락에 있지만 입지가 좋은 편이다. 서울지하철 5호선 거여역과 마천역까지 도보로 이동할 수 있다. 감일지구와 위례신도시가 단지 위아래로 둘러싸 각종 생활·문화 인프라를 함께 누릴 수 있다. 서하남 나들목(IC)과 송파IC를 통해 수도권1순환고속도로 진입도 수월하다.

통상 입주 초기에는 전·월세 거래가 많지 않다. 잔금을 치러야 하는 집주인들이 가격을 낮추기 전까지 수요자들이 기다리기 때문이다. 그러다 입주가 임박하면 거래가 대거 이뤄진다. 하지만 이런 점을 고려해도 전·월세 매물을 찾는 발길이 너무 뜸하다는 게 인근 중개업소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현재 이 아파트 전용 84㎡ 전셋값은 7억1000만~7억5000만원대에 형성돼 있다. 미등기 신축 아파트라 당장 전세 거래 건수나 계약 금액을 확인할 수 없지만 2~3개월 전보다 크게 떨어진 모습이다. 인근 중개업소들에 따르면 입주공고가 나기 직전인 지난해 10~11월 전용 84㎡ 전세 매물이 9억5000만~10억원에 거래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다 지난해 말 1억원가량 하락한 8억원 초반에 일부 전세 계약이 이뤄졌다. 입주를 시작하자 7억원대 초·중반 전세 매물까지 나오기 시작했다. 불과 한 달 새 1억원가량 떨어졌다.

2020년 입주한 바로 옆 e편한세상송파파크센트럴(1199가구)과 비교해도 전세가격이 낮은 수준이다. e편한세상송파파크센트럴 전용 59㎡ 전세 시세는 6억5000만~7억원이다. 전용 84㎡는 7억7000만~7억8000만원으로 송파시그니처롯데캐슬보다 더 높다. 거여동 K중개업소 관계자는 “급매를 찾는 수요까지 감소한 상황에서 세를 내놓는 집주인이 많다 보니 가격이 자연스레 떨어지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인근 위례신도시 입주도 영향
현재 이 단지 전세 매물은 300~400개가 쌓여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일각에선 매물이 지금 규모에서 크게 해소되지 않으면 3월 15일 입주 잔금 만기일까지 전셋값이 더 떨어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규제 때문에 대출이 막힌 것도 전셋값 하락의 주요 요인이다. 입주 잔금 만기일을 한 달 반가량 앞두고 대출을 받지 못하는 집주인들이 경쟁적으로 급매를 내놓으면서 가격이 낮아지고 있다는 것이다. 거여동 S중개업소 대표는 “잔금을 연체해 비싼 이자를 내느니 싸게라도 전세 계약을 맺고 2년 뒤 5% 올려받겠다는 집주인이 많다”고 설명했다.

거여동 인근에 입주가 많은 것도 영향을 미쳤다. 단지 남쪽에 있는 위례신도시에서 다음달 호반써밋 송파 1, 2차가 잇따라 집들이에 나선다. 1차는 689가구, 2차는 700가구로 합치면 총 1389가구가 입주한다. 한 현지 중개업소 관계자는 “전철역은 다소 멀지만 거여동보다는 위례신도시 전셋값이 더 쌀 것으로 기대하는 분위기”라며 “다만 송파시그니처롯데캐슬은 입주가 다가올수록 계약도 늘 것”이라고 내다봤다.

은정진 기자 silver@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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