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TX '거품'이었나…의왕·송도 급매 쏟아진다
지난해 교통 호재로 집값 상승세가 가팔랐던 수도권 부동산 시장의 열기가 식고 있다. 특히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 정차역이 들어선다는 소식에 투자 수요가 몰렸던 의왕, 안양, 인천 송도 등에선 기존 신고가보다 최대 3억원 하락한 거래까지 나왔다. 대출 규제와 금리 인상 등의 여파로 매수세가 급격히 줄어들면서 ‘급매’가 쏟아지고 있다.
○인덕원 4개월 만에 3억원 넘게 하락
12일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경기 안양시 동안구 ‘인덕원대우’ 전용면적 84㎡는 지난달 9억원에 거래신고됐다. 이 단지는 지난해 6월 GTX C노선의 인덕원역 정차가 가시화한 이후 집값이 급등한 아파트 중 하나다.

지난해 상반기 8억~9억원대에 거래되던 이 주택형은 교통 호재를 입고 가격이 급등하면서 지난해 8월 12억4000만원에 신고가를 썼다. 그러나 불과 넉 달 만에 3억4000만원 떨어졌다.

GTX 호재를 타고 매수세가 몰렸던 인덕원역 인근 안양 동안구와 의왕시는 지난해 수도권에서 집값이 가장 많이 오른 지역 중 하나다. 의왕은 지난해 아파트값 상승률이 38.56%(한국부동산원 주간 상승률 누적 기준)를 찍어 수도권에서 가장 많이 올랐다. 안양 동안구 아파트값 상승률도 33.81%에 달했다.

그러나 현재 이 일대에선 이전 신고가 대비 1억~2억원씩 하락한 거래가 쏟아지고 있다. 안양 동안구 ‘인덕원대림2차’ 전용 84㎡는 지난해 8월 10억2500만원에 신고가를 썼으나 지난달에는 1억원 넘게 떨어진 9억원에 거래됐다. 의왕시 내손동 ‘의왕내손e편한세상’ 전용 84㎡도 11억2000만원(지난해 7월)에서 9억1000만원(12월)으로 5개월 만에 2억원 넘게 하락했다. 인덕원역 인근 중개업소 대표는 “작년 여름에는 집주인들이 호가를 한번에 2억원씩 올리는 등 매도자 우위 장세였지만 지난해 말부터 매수세가 뚝 끊겼다”며 “사정이 급한 집주인들이 내놓는 급매 위주로 거래되고 있다”고 말했다.
GTX '거품'이었나…의왕·송도 급매 쏟아진다
○‘돈줄 조이기’에 매수세 위축
GTX B노선의 종점인 인천 송도국제도시도 지난해 대비 매수세가 뚝 떨어졌다. 송도가 있는 인천 연수구는 교통 호재와 더불어 바이오단지 개발, 서울보다 상대적으로 저렴한 집값 등으로 지난해 집값이 33.11% 급등했다. 그러나 금융당국이 대출총량 규제를 강화하고, 금리 인상이 시작된 지난해 말부터 이전 거래가격 대비 하락한 거래가 쏟아지고 있다.

송도동 ‘송도더샵퍼스트월드’ 전용 116㎡는 지난해 10월 11억원에서 11월 9억원으로 한 달 만에 2억원이 떨어졌다. 인근 ‘글로벌캠퍼스푸르지오’ 전용 115㎡도 12억원(지난해 8월)에서 10억5000만원(11월)으로 떨어졌다.

분양 시장의 인기도 시들하다. 지난해 11월 GS건설이 송도에서 분양한 ‘송도자이더스타’는 당시 1순위 청약 1533가구 모집에 2만156명이 몰리면서 평균 13 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지만, 최근 당첨자 정당 계약에서 530여 가구가 계약을 포기했다.

부동산업계에선 GTX 호재로 과열된 수도권 부동산 시장 거품이 걷히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아직 착공도 하지 않은 GTX가 부동산 시장을 뒤흔들면서 수도권 외곽에 유입된 투자 수요는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규제 강화 등에 직격탄을 맞아 움츠러들 수밖에 없다는 설명이다.

임병철 부동산R114 수석연구원은 “매수심리가 위축되면서 지난해 급등한 수도권 지역 위주로 조정이 시작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양도소득세 비과세 기준이 기존 9억원에서 12억원으로 상향된 것도 어느 정도 공급을 늘려 가격 하락을 유도했을 것이란 분석이 있다.

다만 GTX 개통 등이 가시화하면 가격을 다시 회복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고준석 동국대 법무대학원 겸임교수는 “GTX가 착공에 들어가고 공사가 진행되면 서울 접근성이 좋아지는 지역을 중심으로 매수세가 다시 들어올 수 있다”고 내다봤다.

신연수 기자 sy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