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 부동산 허위매물 실태조사 결과 발표
소비자원 "수도권 성인 10명 중 6명(58.8%) 허위매물 경험"
KISO "민관 협력 모델 마련 전제되어야"


부동산 허위매물을 근절하기 위해 학계·업계의 의견을 듣기 위해 마련된 ‘공인중개사법 개정 공청회’가 고성이 오고가는 싸움판이 됐다. 온라인 상에서 허위매물이 넘친다는 조사결과가 발표되고 처벌방안이 마련되어야 한다는 의견이 제기되면서 공인중개협회 측에서 불만이 터져나왔다. 조사결과를 신뢰할 수 없고, 이미 시장은 자율규제를 통해 자정되고 있다는 입장이다.

8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박홍근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한국인터넷광고재단은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 ‘온라인 부동산 허위매물 근절 입법 공청회’를 열고 ‘공인중개사법’ 개정안과 온라인 부동산 허위매물 실태조사를 발표했다.

이상식 한국소비자원 박사가 발표한 온라인 부동산 허위매물 실태조사에 따르면, 온라인 부동산 매물 절반이 허위매물이거나 실제와 다른 과장 광고였다. 소비자 10명 중 6명 꼴로 온라인 부동산 허위매물을 경험한 것으로 조사됐다. 실태조사는 지난해 8~11월 온라인 부동산중개사이트 4곳의 매물광고 200건에 대해 현장방문조사로 이뤄졌다.

◆"온라인 부동산 허위매물 등 과장광고 45.5%"

조사결과에 따르면 허위과장매물로 분류된 91건중 47건(23.5%)은 허위매물로 온라인광고 확인후 전화예약과 함께 방문했지만 '방문직전 거래가 완료됐다'거나 '더 좋은 매물을 권유' 등의 이유로 해당매물을 보지 못했다. 나머지 44건(22.0%)은 가격, 층수, 옵션, 주차, 사진 등의 광고가 실제와 다르거나 과장된 것으로 조사됐다.
8일 국회에서 열린 '공인중개사법 개정 공청회' 현장 (사진 강영구 기자)

8일 국회에서 열린 '공인중개사법 개정 공청회' 현장 (사진 강영구 기자)

소비자 500명을 대상으로 한 조사결과에서도 허위매물에 대한 불만이 드러났다. 294명(58.8%)은 ‘허위매물 경험이 있다’고 답했다. ‘광고된 매물이 없는 경우’가 121명(41.2%)으로 가장 많았고 ‘매물광고 내용이 사실과 다르거나 과장된 매물’ 105명(35.7%)으로 뒤를 이었다.‘소비자의 선택에 중요한 정보를 명시하지 않은 경우’ 68명(23.1%)도 있었다.

허위매물 피해유형을 보면 광고 매물이 없는 경우가 121명(41.2%)로 가장 많았고 매물광고가 사실과 다르거나 과장된 매물이 105명(35.7%), 소비자선택에 중요한 정보를 명시하지 않은 경우가 68명(23.1%) 등이었다. 하지만 허위매물경험자 294명중 신고를 하거나 문제를 제기한 경우는 107명(36.4%)에 불과했다.

소비자는 허위매물을 억제할 수 있는 개선안으로 △정부에 의한 허위매물 관리 강화 337명(67.4%) △사업자(공인중개사, 온라인 부동산 중개사이트 등)의 자정노력 강화 283명(50.8%) △광고감시전문기관 등에 의한 공적인 상시 감시활동 강화254명(50.8%) 등이 필요하다는 의견이었다.

이번 공청회를 주최한 박홍근 의원은 "온라인 부동산 서비스에 대한 수요가 늘어나는 만큼 미끼매물도 늘어나고 소비자 피해도 증가하고 있다"며 "온라인 부동산 매물에 대한 규율이 필요하다는 여론이 급증하고 있지만, 현행법상 이를 합리적으로 관리할 수 있는 방안이 미흡하가"고 말했다. 박 의원은 작년 10월 공인중개사법 개정안을 대표 발의했다. 온라인 부동산 중개대상물의 중요 정보를 명시하고, 거짓·과장 광고 또는 사실 은폐·축소, 부당한 비교 등을 금지하며 처벌조항을 신설하는 게 주요 내용이다.
싸움판 된 부동산 공청회…"온라인 매물, 절반이 허위 vs 순엉터리"

◆"공정위, 악성 중개업소에 대해 시정조치 없었다"

이러한 발표에 공인중개사협회측은 반발했다. 단기간에 수도권을 중심으로 이뤄진 조사결과에 대해서는 '순엉터리'라며 공정하지 않다고 주장했다. 또 공인중개사법 개정안으로 공인중개사의 생사가 좌우되는 문제임에도 정작 당사자들의 입장은 반영되지 않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공청회장이 좁아 공인중개사들이 충분히 참여할 수 없다는 점도 문제로 지적했다.

공인중개사협회와 한국인터넷자율정책기구(KISO)는 법률로 처벌하기 보다는 민간 자율에 맡기자는 입장이다. 이미 KISO를 통해 허위매물 자정작업을 하고 있다는 것이다. KISO는 2012년 '온라인부동산매물광고자율규약'이 제정되고 부동산매물클린관리센터를 운영하고 있다. KISO 부동산매물클린관리센터에 따르면 2015년부터 2018년까지 4년간 총 13만 건의 허위매물이 적발돼 자정됐다.

오히려 KISO 부동산매물클린관리센터는 월 3회 이상 매물등록 제한 조치를 받은 중개업소 명단을 설립 이후부터 지금까지 공정거래위원회에 제공했다는 주장이다. 2018년 12월까지 총 316개소의 명단을 공정거래위원회에 제공했지만 공정위의 시정 조치는 한 건도 없었다는 점을 지적했다.
싸움판 된 부동산 공청회…"온라인 매물, 절반이 허위 vs 순엉터리"

KISO측은 "공인중개사법 개정을 통해 중개대상물에 관한 거짓·과장 광고 금지 규정을 마련해야 한다는 데 원론적으로는 동의한다"면서도 "부동산 소유자 본인이 여러군데에 내놓는 국내의 구조적 한계 때문에 서위매물 수요를 근절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외국에서는 소비자가 한 곳의 중개업소에 매매를 의뢰하면 계약이 성사될 때까지 책임지는 '전속 방식'이다보니 우리나라와는 달리 허위매물을 드물다는 얘기다.

KISO측은 △민간 자율규제를 보완해야 하고 △사후 검증 뿐 아니라 사전에 매물 광고를 올릴 때의 검증이 중요하며 △관리와 제재를 이원화 하는 민관 공동 협력모델을 적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하나 한경닷컴 기자 hana@hankyung.com
사진·동영상 촬영= 강영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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