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소형아파트 '불패' 깨졌다"…37개월 만에 첫 하락
콧대 높았던 서울 소형 아파트 값이 하락했다. 서울에서 소형 아파트는 '불패 신화'로 여겨졌다. 재개발 ·재건축에서도 물량이 적었고, 기존 아파트들은 수익형으로 주목받았기 때문이다. 분양가에서도 3.3㎡당 가격이 높고, 같은 단지 내에서도 시세를 이끌고 있었다. 그러나 전반적인 시장의 흐름을 거스르지는 못했다.

8일 KB국민은행 리브온의 월간KB주택가격동향 자료를 분석한 결과 올해 1월 서울 소형 아파트 매매중위가격은 3억2281만원으로 지난 12월인 4억1029만원보다 8747만원 하락했다. 한달 만에 하락률이 21.3%에 달했다.

이는 조사를 시작한 2016년 1월 이래 첫 하락세로 3년1개월 만에 내림세다. 소형 아파트 중위매매가격은 2016년 1월 당시 2억4190만원이었다. 이후 전반적인 시장은 상승과 하락을 반복했지만, 서울 소형 아파트 값만은 꾸준히 올랐다. 상승과 보합을 반복하면서 우상향 추세를 나타냈다. 그러다나 올해 1월 37개월 만에 처음으로 하락하게 됐다.

하락폭은 강북보다 강남이 더 컸다. 1월 강남의 소형 아파트 중위가격은 지난 12월에 5억2323만원이었지만, 1월들어 3억8174만원으로 주저앉았다. 한 달 만에 무려 1억4149만원인 27%가 떨어졌다.

서울 소형 아파트 매매평균가격도 14개월만에 하락했다. 1월 서울 소형 아파트 매매평균가격은 3억5040만원으로 지난해 12월 3억7738만원에서 7%가량인 2698만원이 떨어졌다.
(자료 KB국민은행, 양지영R&C연구소)
(자료 KB국민은행, 양지영R&C연구소)
양지영 R&C 연구소장은 "서울 소형 아파트 가격 하락은 9·13대책 등 잇따른 규제와 공시가격 급등으로 보유세 부담이 커진 것이 영향을 준 것으로 분석된다"며 "몸값이 높았던 소형 아파트 가격마저 떨어지면서 시장 충격이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또 "소형 아파트는 임대사업용으로 투자하는 사람들이 많았기 때문에 당분간 가격 하락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강조했다.

김하나 한경닷컴 기자 han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