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H공사·서초구, 신청사 개발 계획 두고 이견
정부와 서울주택도시공사(SH공사)가 28일 서초구청 신청사 건립 계획을 내놓자 당사자인 서초구가 반대에 나섰다. 서울시 산하 SH공사와 LH(한국토지주택공사)가 서초구 신청사를 초고층 복합시설로 개발하겠다고 발표한 이후 서초구가 즉각 “공식 협의된 바 없는 자료”라고 부인하면서다.

SH공사와 LH는 이날 서초구청 복합개발사업 수탁기관으로 선정됐다고 공동 발표했다. 지하철 3호선 양재역 부근에 있는 현 청사부지에 총사업비 6000억원을 투입해 지하 6층, 지상 39층, 연면적 약 20만㎡ 규모의 복합시설(조감도)을 건립하는 내용이다.

계획에 따르면 서초구 신청사에는 청사시설, 주민편의시설, 상업·업무시설과 함께 임대주택이 들어서게 된다. 원생 200명 규모의 어린이집과 육아종합지원센터, 도서관 등도 마련된다. 상업·업무시설에는 영화관과 오피스텔 등이 조성될 예정이다. 임대주택은 청년 및 신혼부부에게 공급된다. SH공사 관계자는 “아직 구체적인 임대주택 공급 규모는 결정되지 않았다”며 “서초구와 주민의견 등을 종합한 뒤 확정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서초구는 그동안 서초구 신청사 건립의 재정 부담을 최소화하기 위해 위탁개발 방식을 모색해왔다. 이 과정에서 국토교통부와 LH가 추진하는 ‘공공건축물 리뉴얼사업’ 시범사업지로 선정됐고 LH와 SH공사가 공동으로 사업에 참여하게 됐다.

위탁개발은 공공사업자가 자금을 투입해 국·공유지를 개발한 뒤 일정 기간 관리·운영하며 임대 수익을 활용해 사업비를 상환받는 방식이다. 올해 예비타당성조사를 시작으로 투자심사, 공유재산관리계획 변경 등의 행정절차를 이행할 계획이다. LH와 SH공사는 서초구 신청사를 2023년 착공해 2026년 준공한다는 로드맵도 제시했다.

이 같은 구상에 서초구는 “청년임대주택 등은 결정되지 않은 내용”이라며 관련 내용을 즉각 부인했다. 함대진 서초구 홍보국장은 “복합개발을 대행할 수탁기관을 선정한 것이지 세부사업계획은 확정된 사안이 아니다”며 “SH공사와 LH의 발표 내용은 서초구와 공식 협의되지 않았다”고 해명했다. 함 국장은 “이 사안에 대해선 설계에 반영하기 위해 주민의견을 취합 중인 단계”라며 “서초구의 랜드마크급으로 짓겠다는 구상을 하고 있었는데 구청장 검토도 거치지 않은 상황에서 SH공사와 LH가 발표했다”고 강조했다.

일각에선 서울시와 서초구가 도시계획을 두고 빚어온 갈등이 또다시 수면 위로 드러난 것이 아니냐는 관측을 내놓고 있다. 조은희 서초구청장은 염곡동 차고지에 공공주택 1300여 가구를 공급하겠다는 서울시 구상에 대해서도 반대 의사를 밝힌 적이 있다. 조 구청장은 “교통문제 등 다양한 부분을 고려해야 한다”며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최진석/선한결 기자 iskr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