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등 재건축 3.5% 뛸 때 지방 0.1% 하락…부동산 시장 차별화 심화
한은 "소비회복 제약 가능성"…한은 금통위도 경계 목소리


수도권 부동산 시장은 뜨겁지만, 지방에는 냉기가 도는 양극화 현상을 둘러싸고 지역 소비위축과 금융불안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한국은행도 소비회복을 제약할 가능성이 있다고 봤다.

11일 한은에 따르면 1월 비수도권 주택 매매 가격은 전월보다 0.1% 하락했다.

월별 가격 하락은 2016년 6월(-0.1%) 이래 처음이다.

작년 4월 이래로 0.1% 상승률을 유지하다가 11월부터 0%로 내려왔고 지난달에는 마이너스가 됐다.

반면 지난달 재건축 매매가격은 3.5% 뛰었다.

이는 지난 2년간 월별 최고 상승률(2016년 9월 3.2%)보다도 높았다.

지난달 서울 주택가격은 0.9% 상승했고 수도권은 0.4% 올랐다.

전국 평균은 0.1%였다.

정부 부동산과 가계부채 대책 등으로 전국 부동산 시장은 안정됐지만, 지역별로 차별화된 모습이 나타났다.

지난해 4분기에도 서울 강남 재건축 아파트를 중심으로 수도권은 높은 오름세를 지속하지만 지방은 입주물량이 늘어나며 둔화됐다.

아파트 입주물량은 2016년 29만3천가구에서 2017년 38만4천가구로 급증했으며 올해 43만9천가구로 정점을 찍을 것으로 추산된다.

지난달 주택 전세도 서울은 전월보다 0.2% 오른 반면 수도권은 보합이고 비수도권은 0.1% 하락했다.

작년 4분기에도 수도권은 오름세가 둔화됐고 비수도권은 소폭 하락했다.

수도권은 화성과 평택 등 경기 남부지역 입주물량이 늘어난 영향이 있었고 비수도권은 지역경기 부진 여파다.
지방 부동산 '냉기'…소비위축·금융불안 우려 커지나
이를 두고 지난달 금융통화위원회에서도 자칫 지방 소비위축이나 금융불안으로 이어질 가능성을 경계하는 목소리가 나왔다.

A 위원은 "민간소비가 회복세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하는데 주택가격이 하락하는 일부 지역은 마이너스 자산효과가 나타날 가능성이 있는지"를 물었다.

이에 한은은 "일부 지역에서 회복세가 다소 제약될 가능성도 있을 것"이라고 답했다.

금융계 한 관계자는 "지방은 지역 산업 침체가 겹친 경우가 많다"고 지적했다.

A 위원은 또 "경기·비수도권 일부 지역에서 미분양 물량이 늘거나 주택가격이 하락하고 있으므로 금융불균형 심화에 따른 잠재 리스크가 이들 지역에서 현재화될 가능성을 면밀히 모니터링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지방에서부터 주택가격 거품이 꺼지며 가계대출이 부실화되고 경기불황이 초래되는 상황을 우려하는 것이다.

B위원은 "주택가격 지역별 차별화는 금융위기를 전후해 다른 나라에서도 관찰되는 공통적인 현상"이라며 "주택시장을 엄밀히 진단한 결과를 바탕으로 통화정책적 시사점을 모색해 볼 필요가 있다"고 당부했다.

다른 한편에서는 서울 강남 집값 상승을 두고 경계하는 의견도 나왔다.

C위원은 "서울지역 주택가격 상승이 최근 코스닥 강세, 가상통화 열풍 등과 마찬가지로 그간 금융완화기조가 장기화되며 경제주체들 위험선호 경향이 증대된 데 따른 것"일 가능성을 언급했다.

그는 중앙은행이 금융시장 충격을 줄이기 위해 금리인상을 점진적이고 예측가능한 방식으로 한다고 밝히는 바람에 경제주체들 사이에 '유포리아'(도취)가 형성돼 위험선호 경향이 지속되고 있다는 비판이 나온다고 말했다.

즉, 금리인상 속도가 빠르지 않다는 기대로, 앞으로도 시장 상황이 좋을 것이라는 전망하며 도취된 상태라는 것이다.

한은은 여전히 강남 재건축 발 가격 상승세가 번질 가능성도 우려했다.

한은은 "주택가격 지역별 차별화 현상이 통화정책 운영에 직접적인 고려사항으로 되기는 어렵겠지만, 과거 경험에 비추어 보면 서울 일부지역 주택가격 급등이 여타 지역으로 전이될 가능성에도 유의해야 하다"고 덧붙였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