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EP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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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소비자심리지수가 물가 상승 우려에 6개월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기준금리 인하 지연 가능성 및 실업률 상승 등이 소비심리에 영향을 미치면서다. 인플레이션 기대치도 반년 만에 최고 수준을 기록하며 미 중앙은행(Fed)의 인플레이션 목표치인 2%를 달성하기 더욱 어려워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로이터통신은 10일 미시간대가 발표한 5월 미국 소비자심리지수(예비치)가 67.4로 지난해 11월 이후 가장 낮게 집계됐다고 보도했다. 전월 확정치인 77.2보다 12.7% 하락했고, 다우존스 전망치인 76.0보다도 낮은 수치다. 소비자심리지수는 소비 의향을 나타내는 수치로, 미국 경제에서 소비가 차지하는 비중이 3분의 2에 달하는 만큼 경제 성장을 가늠할 수 있는 요소로 알려졌다.

조앤 수 미시간대 소비자 조사국장은 ”소비자들이 인플레이션, 실업률, 금리가 모두 불리한 방향으로 움직일 수 있다는 데에 우려를 표명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이어 소비자심리지수는 연령, 소득, 학력 수준에 상관없이 전반적으로 하락했다고 전했다. 물가 상승률은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으나 경제성장률과 노동시장은 둔화하는 조짐을 보이면서다. 지난달 말 1분기 미국의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속보치)은 1.6%로 집계됐다. 직전 분기인 지난해 4분기 성장률(3.4%) 대비 절반 이하로 내려앉은 수치다. 또한 지난달 미국의 비농업 부문 신규 일자리는 17만5000건로 집계돼 6개월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미국의 4월 실업률은 3.9%로 전월 실업률이자 시장 예상치였던 3.8%를 0.1%포인트 웃돌며 노동 시장은 다소 냉각됐다.

Fed가 기준 금리 인하 시기를 거듭 미루자 미국 내 장단기 인플레이션 기대치도 6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향후 1년간 인플레이션 기대치는 한 달 전보다 0.3%포인트 상승한 3.5%를 기록했다. 5년 인플레이션 기대치는 전월 대비 0.1%포인트 증가한 3.1%로 집계됐다. 향후 경기에 대한 전망을 나타내는 5월 소비자기대지수는 66.5로 나타났다. 76.0를 기록했던 4월보다 12.5% 낮은 수준이다. 기대지수가 80을 밑돌 경우 소비자들의 기대 심리가 비관적이라는 뜻으로 풀이된다.

다만 최근 휘발유 가격이 안정되고, 주식 시장이 상승하는데도 소비자 심리가 하락한 데에 대해 전문가들은 해석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폴 애시워스 캐피털이코노믹스 북미지역 책임자는 "모든 요소를 감안하더라도 소비자 심리 지수 하락의 원인을 뚜렷하게 규명하기 어렵다"며 "오는 11월 대선, 중동 긴장 갈등, 미국 대학 내 친팔레스타인 시위 확산과 같은 비경제적 요인이 소비자 심리에 영향을 미쳤을 수도 있다"고 짚었다.

김세민 기자 unijad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