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금호아시아나 그룹의 유동성 위기를 해소하기 위해 산업은행을 통해 대우건설을 인수하는 방안을 금호 측에 최종 제시했다. 금호는 그러나 대우건설의 시장 매각을 고수,양측의 협의가 난항을 겪고 있다.

27일 금융당국 등에 따르면 정부는 산은을 통해 대우건설을 주당 1만8000원에 인수하겠다는 의사를 전달했다. 현재 1만2600원(24일 종가 기준)인 대우건설을 시가보다 비싸게 매입하는 대신 금호 경영진으로부터 위임받아 강도 높은 구조조정을 추진,시장 불안을 해소한다는 게 정부의 생각이다.

반면 금호는 중동계 자베즈파트너스를 단독 협상자로 지정,대우건설 매각 절차를 지속하는 한편 추가적인 구조조정을 통해 유동성 위기를 해결하겠다는 입장이다. 이와 관련,자베즈 측은 동국제강을 전략적 투자자(SI)로 삼아 대우건설을 인수하겠다는 계획을 금호 측에 통보했다.

금융당국은 그러나 자베즈의 인수 여력이 불확실하고 대우건설이 팔리더라도 금호의 유동성 문제를 해결하는 데 미흡하다며 정부안 수용을 요구했으나 금호와 접점을 찾지 못했다. 금융당국은 금호가 경영권에 연연하거나 대주주 책임을 회피하지 말고 적극적인 구조조정에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심기/장창민 기자 sg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