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시장에 고인 투자자금이 주상복합아파트로 몰리고 있다. 최근 분양에 나선 주상복합아파트 대부분이 수십대 1의 청약 경쟁률을 기록하고 있다. 또 선착순 분양일 경우에는 수백명씩 몰리면서 당일 마감되는 사례가 속출하고 있다. 이같은 시장 분위기에 힘입어 다음달까지 약 10개 단지에서 3천가구의 주상복합아파트가 분양될 예정이어서 청약열기는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다. 부동산 컨설팅업체인 이지스엠앤씨의 김태완 실장은 "분양권 전매가 가능하다는 장점 때문에 실수요자는 물론 투자자들까지 주상복합아파트에 집중적으로 몰리고 있다"며 "시세 차익을 노린 이상과열 조짐마저 감지된다"고 말했다. 지난 21일 계약을 실시한 경기도 고양시 일산동 '월드 메르디앙' 견본주택 앞에는 사흘 전부터 약 2백명이 줄서기에 나서는 진풍경이 연출됐다. 1백46가구의 25평형은 이날 오전에 계약이 마감됐고 18평형(58가구) 일부만 계약자를 기다리고 있다. 이 회사는 '9·4 주택안정대책' 이전에 건축허가를 신청했을 경우 공개청약을 하지 않아도 된다는 유권해석에 따라 선착순 분양을 실시했다. 이 회사 관계자는 "청약 통장이 없어도 되는 데다 분양권 전매가 가능하기 때문에 수요자들의 관심이 높았다"며 "30여팀의 '떴다방(이동중개업자)'까지 가세해 견본주택 앞은 한때 장터로 변했었다"고 말했다. 또 이달 중순부터 분양에 나선 인천 부평동 '마젤란21'도 호조를 보이고 있다. 선착순 분양 중인 78가구 가운데 85%가 이미 계약됐다. 23일까지 공개 청약접수하는 32가구의 경쟁률은 10 대 1을 넘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앞서 지난 15일 당첨자를 뽑은 서울 대치동 '우정 에쉐르'는 35가구 모집에 4천여명이 청약,평균 1백16 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이와 함께 지난 21일 견본주택을 연 서울 당산동 '당산역 대우 디오빌'에는 하루 1천통 이상의 문의전화가 쏟아지고 있다. 환승역세권인 데다 한강 조망권을 확보하고 있는 게 장점으로 꼽히고 있다. 여기에다 인근 시세보다 싼 분양가로 무장한 중소형 아파트라는 점이 투자자들을 끌어모으고 있다. 이 회사 관계자는 "단타 투자자들이 분양권 전매가 가능한 투자 상품으로 대거 이동하는 게 느껴진다"고 말했다. 이달에는 이밖에도 23일 신영이 서울 수송동에서 '로얄팰리스 스위트'를,포스코건설이 30일 서초동에서 '더샵 서초'를 선보인다. 김진수 기자 tru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