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게 정녕 국회의원 취미냐"…화제의 '류호정 프로필' 뭐길래 [이슈+]
'범상치 않은 취미'에 관심 집중
지난 1일 서울 중구 을지로2가 일대에서 열린 제24회 서울퀴어문화축제에 참석한 류 의원은 배꼽티와 미니스커트를 입고 거리를 활보했다. 그는 자신감 있게 자신의 사진을 페이스북에 올리면서 "오늘 본 모든 것이 자랑스러웠다"고 했다. 2020년 8월 국회 본회의 참석 때 입은 분홍색 원피스, 2021년 6월 타투업법 제정을 촉구할 때 입은 보라색 드레스에 이어 류 의원의 신선한 파격은 이번에도 히트를 쳤다. 그는 "류호정을 화제로 만든 '배꼽티', '다이어트', '女 국회의원' 이 세 가지 포인트에 입맛이 쓰지만, 이제는 익숙하다"고 담담해했다.
이후 며칠간 언론에 대서특필 되는 등 류 의원에게 대중의 관심이 집중됐다. 그러자 최근에는 네이버에 등록된 류 의원 프로필까지 온라인에서 화제를 모았는데, 류 의원의 범상치 않은 '취미'가 도마 위에 올랐다.
네티즌들의 입방아에 오른 취미는 바로 '소주 마시기'였다. 한 커뮤니티에 '류호정 이거 맞음?'이라는 제목의 글을 올린 작성자는 "취미가 소주 마시기?"라고 반문했다. 설사 실제 취미가 음주라고 할지라도 국회의원 프로필에 이를 적는 건 부적절하다는 취지로 읽힌다. 1500개에 가까운 '추천'을 얻은 이 글은 비판도 많았고, 반응도 뜨거웠다. "어떻게 이게 국회의원 프로필이냐", "저게 요즘 MZ 모지리 세대란다", "비례대표 없애라", "세금 살살 녹는다", "합성이겠거니 했는데 진짜네", "왜 국짐당(국민의힘 비하 용어) 2중대 소리 듣는지 알겠다" 등 격렬한 댓글들이 포착됐다.
류 의원에게 '프로필을 두고 이런 비판이 나오는데 어떻게 생각하는지' 물었다. 그는 한경닷컴과 통화에서 "재밌는 질문"이라고 웃으며 "프로필 등록해둔 지 꽤 됐는데, 관심을 가져주시는 게 감사하다"고 먼저 전했다.
이어 류 의원은 "평범한 직장인처럼 퇴근하고 소주 마시는 걸 좋아한다"며 "국회의원이 되기 전 게임 회사에 다닐 때는 한 달에 한 번도 술을 먹기가 힘들었다"고 소주 마시기가 실제 취미라고 설명했다.
'국회의원 프로필치고는 부적절한 게 아니냐'고 묻자 그는 "국회의원이 너무 엄숙하기만 할 필요가 있냐"면서 "안주로는 두부김치를 좋아한다. 그래서 프로필을 보면 별명에 '아가저씨'라고 적어뒀는데, 이게 '아가씨+아저씨'다. 입맛이 아저씨 입맛이라서 생긴 별명"이라고도 했다. 한편, 페미니즘 관련 이슈에 앞장서 목소리를 높이고 있는 류 의원이지만, 막상 배꼽티와 미니스커트를 입고 축제장에 등장하니 '탈코르셋'을 어겼다는 지적도 받았다고.
탈코르셋은 벗어날 탈(脫)과 여성 보정 속옷인 코르셋의 합성어로, 강요되는 외모 가꾸기 등에서 벗어나려는 행동을 말한다. 즉, 류 의원이 한껏 꾸미고 나타났기 때문에 '코르셋을 입었다'는 취지의 비판을 받았다는 것이다.
하지만 류 의원은 이런 비판을 특히 반박하고 싶다고 했다. 그는 "탈코르셋은 여성에게 요구하는 사회적 기준에 나의 외모를 맞출 필요가 없다는 선언이다. 나의 외모를 스스로 자유롭게 결정하겠다는 의지의 표현"이라고 설명했다.
예를 들어 '여성은 긴 머리'라는 편견에서 벗어나기 위해 '숏컷'을 선택할 수 있지만, 다시 긴 머리의 여성에게 코르셋이라 손가락질하는 건 탈코르셋이 아니라는 지적이다. 이에 대해 류 의원은 "해방이 아니라 또 다른 구속"이라며 "모든 종류의 자기검열에서 벗어나자는 게 탈코르셋의 취지"라고 강조했다.
홍민성 한경닷컴 기자 msho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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