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와 여당이 임혜숙 과학기술정보통신부·박준영 해양수산부·노형욱 국토교통부 장관 후보자 등 이른바 야당의 ‘데스노트 3인방’의 거취를 두고 고민에 빠졌다. 4·7 재·보궐선거 패배 이후 국회 일방 독주에 대한 당 안팎의 비판적 분위기가 강해진 데다 지지율 역시 하락세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오는 9일 열리는 고위 당·정·청 회의에서 가닥이 잡힐 것이란 전망이다.

민주당 원내 지도부는 인사청문회를 치른 각 상임위원회 간사를 통해 여당 의원들의 의견을 취합하고 있는 것으로 7일 알려졌다. 당내 일각에선 ‘3명을 다 안고 가긴 힘들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지만, 여전히 ‘이 정도 하자로 낙마는 안 된다’는 게 민주당 내부의 대체적인 의견인 것으로 전해졌다.

국민의힘은 세 후보자 임명을 강력히 반대하기로 이미 결론 내렸다. 민주당은 끝까지 설득할 예정이지만 국민의힘이 의원총회를 거쳐 결정한 사안인 만큼 입장을 바꿀 가능성은 낮다는 분석이다. 청와대와 여당으로서는 ‘임명 강행이냐 철회냐’의 선택만 남아 있다는 의미다. 인사청문보고서 채택 시한인 이달 10일을 앞둔 이번 주말이 분수령이 될 것이란 전망이다.

마지막 1년의 임기를 시작하는 문재인 대통령이 레임덕 우려 속에 안정적인 국정 운영을 위해 결단을 내릴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세 후보자 청문보고서를 모두 강행 처리할 때 이제 막 출범한 송영길 민주당 대표에게는 적지 않은 부담이다.

만약 청와대와 여당이 ‘철회’ 결단을 내린다면 야당이 ‘낙마 1순위’로 언급한 임 후보자가 대상이 될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다. 임 후보자는 아파트 다운계약·위장전입·외유성 출장·논문 표절 등 다수 의혹이 제기됐다.

성상훈/전범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