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연합뉴스
사진=연합뉴스
하태경 바른미래당 최고위원은 25일 윤도한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의 발표에 대해 "러시아가 자국 군용기의 우리 영공 침범이 기기 오작동으로 발생했다며 사실상 사과의 뜻을 표했다는 청와대 발표가 사실이 아니었다"고 밝혔다.

하 최고위원은 "윤도한 수석의 24일 오전 발표가 거짓으로 판명됐고 국민들은 엄청난 혼란을 겪었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하 최고위원은 "윤 수석은 국민소통수석이 아니라 국민혼란수석이다"라면서 "윤 수석이 고의로 사실을 왜곡했는지 아니면 러시아 차석무관(공군 대령)의 개인적 의견을 러시아 정부 입장으로 오인했는지는 알 수 없다"면서 "설령 기기 오작동 발언이 있었다 해도 이것을 러시아 정부의 공식 입장으로 판단하고 섣불리 발표한 건 청와대 외교안보라인과 윤 수석의 무능만 확인시켜준 것"이라고 꼬집었다.

이어 "이미 러시아 국방부는 윤수석 발표 전에 타스통신 등 언론매체를 통해 우리 영공 침범사실을 부인하고 있었는데도 윤 수석은 사실관계 확인 없이 차석무관의 말을 러시아 정부의 공식 입장인 것처럼 발표했다"면서 "악의적이거나 무능하거나 둘 중 하나다. 그래놓고 뒤늦게 러시아의 공식입장이 바뀐 것처럼 변명하는데 참 구차하다"라고 지적했다.

러시아 군용기의 한국 영공 침범 여부를 두고 한국과 러시아의 엇갈리는 입장 표명이 이어지고 있다.

한국 합동참모본부는 사건 당일인 23일 오전(한국시간) 중국 H-6 폭격기와 러시아 Tu-95 폭격기 및 A-50 조기경보통제기 등 군용기 5대가 동해 한국방공식별구역(KADIZ)에 무단 진입했으며, 이 과정에서 러시아 A-50 1대는 독도 인근 한국 영공을 두 차례에 걸쳐 7분간 침범했다고 밝혔다.

참모본부는 우리 공군이 F-15K와 KF-16 전투기를 출격 시켜 차단 기동을 펼침과 동시에 영공을 침범한 러시아 군용기 쪽으로 경고사격을 가했다고 설명했다.

한국 측은 러시아 군용기가 중국 군용기와의 연합 훈련 도중 독도 인근 한국 영공을 명백히 침범한 명백한 증거가 있다고 주장하는 데 대해, 러시아 측은 영공 침범이 없었으며 오히려 우리 전투기들이 비전문적인 행동, 공중 난동을 부렸다는 억지 주장을 폈다.

러시아 공중우주군 장거리 항공대 사령관 세르게이 코빌랴슈 중장도 이날 타스 통신에 "객관적(비행)통제 자료에 따르면 한국과 일본 영공 침범은 허용되지 않았다. 분쟁 도서(독도)에 가장 가까이 근접한 군용기와 도서 간 거리는 25km였다"면서 "한국 조종사들의 행동은 공중 난동으로 평가해야 한다"고 오히려 우리 공군의 차단 기동을 비난했다.

청와대는 러시아 군용기의 영공 침해에도 국가안보회의를 열지 않았다. 그러면서 청와대는 러시아대사관 무관과 우리 국방부 실무자 간 통화내용을 전하면서 “기기 오작동으로 빚어진 일”이라는 변명을 섣불리 발표해 혼선을 자초했다.



이미나 한경닷컴 기자 help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