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지도부, 최대 승부처 부평을 총출동

'미니 총선'의 성격을 띤 4.29 재보선이 하루 앞으로 다가왔다.

인천 부평과 경주, 울산, 전주 덕진과 완산갑 등 국회의원 재선거구 5곳을 비롯해 기초단체장 시흥 1곳, 광역의원 3곳, 기초의원 5곳, 교육감 2곳 등 모두 16개 선거구에서 29일 여야 정당은 유권자들의 심판을 받게된다.

투표는 오전 6시에 시작돼 오후 8시에 종료되며 결과는 이르면 오후 11시께부터 윤곽을 드러낼 것으로 예상된다.

이날 여야 지도부는 수도권 민심의 향배가 드러날 최대 승부처인 인천 부평을로 총출동, 하루종일 저인망식으로 바닥 표심을 훑었으며 투표율을 끌어올리고 부동층을 붙잡기 위해 안간힘을 쏟았다.

한나라당 박희태 대표와 박순자 최고위원 등 지도부는 GM 대우차 서문에서 근로자들에게 인사하며 한 표를 호소했고, 민주당도 정세균 대표가 오후에 부평으로 가 지지를 호소하는 한편 손학규, 한명숙, 김근태 고문 등 거물들이 부평과 시흥 유세에 투입됐다.

이번 재보선은 '박연차 게이트'와 관련한 노무현 전 대통령에 대한 검찰 수사의 광풍과 여야 모두의 '집안 싸움'이 도드라지며 한나라당의 '경제살리기'나 민주당의 '정권 심판론'은 사실상 실종된 가운데 진행됐다.

이런 까닭에 집권 여당인 한나라당과 제1야당인 민주당이 국회의원 재선거에서 서로 '0대5'로 패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며 선거 하루 전날까지도 판세는 승패를 짐작할 수 없는 대혼전을 거듭했다.

특히 재보선 성적에 따라 여야 지도부의 위상 변화를 비롯한 정치지형 변화가 예상되고 있으며, 재보선 다음날로 예정된 노 전 대통령의 검찰 소환을 고비로 '박연차 게이트'에 대한 검찰 수사가 천신일 세중나모여행사 회장을 비롯한 여권 실세로 향할 경우 정치권은 파문에 휩싸일 수도 있다는 관측이다.

승부처인 인천 부평에서는 한나라당 이재훈 후보와 민주당 홍영표 후보가 각각 GM 대우차 회생을 공약으로 내걸며 박빙의 접전인 가운데 전체 투표율 및 한나라당을 탈당한 무소속 천명수 후보와 민주노동당 김응호 후보의 득표율 등이 막판 변수로 떠올랐다.

전주 덕진 및 완산갑은 '정동영-신 건' 무소속 연대의 파괴력이 변수인 가운데 정 전 장관의 후광을 등에 업은 신 후보가 민주당 이광철 후보를 바짝 추격, 판세를 장담하기 힘든 상황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나라당 내 친이(親李)와 친박(親朴)의 대리전이 벌어지고 있는 경주도 당의 정종복 후보와 친박계 무소속 정수성 후보가 서로 승기를 잡았다며 맞서고 있고, 울산은 진보 진영이 진보신당 조승수 후보를 단일후보를 내세움으로써 한나라당 박대동 후보에 비해 대체로 유리한 고지를 점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나라당 홍준표 원내대표는 원내대책회의에서 "부평은 어차피 여당 후보가 되지 않으면 GM대우나 부평.인천경제 살리기가 굉장히 어렵다"며 "29일 좋은 성과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민주당 정세균 대표는 원내대책회의에서 '박연차 게이트'와 관련, "검찰이 도마뱀 꼬리자르기식 수사를 한다면 엄청난 국민적 저항에 부딪힐 것"이라며 여권에 대한 수사를 촉구한 뒤 "적어도 2개 선거구 이상에서 꼭 이기고 싶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신지홍 기자 shi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