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사상 유례없는 가뭄으로 농사를 짓는 분들은 말할 것도 없고 이 나라 온 국민이 큰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특히 물 한방울이라도 더 얻기 위해 뙤약볕 아래서 고생하고 계신 농민들을 생각하면 그 안타까운 마음을 이루 표현할 길이 없습니다. 마음으로부터 깊은 위로와 격려의 말씀을 드립니다. 가뭄은 분명 인간의 힘만으로는 어찌할 수 없는 천재입니다. 아무리 극심한 자연재난이라 하더라도 그 피해를 최소화하는 것, 그것이 바로 우리가 할 수 있는 몫이라고 생각합니다. 정부는 이미 지난 5월 15일 '가뭄영농대책본부'를 설치하고 총 1,529억원의 긴급 재해대책비를 지원하는 등 가뭄극복에 최선을 다해왔습니다. 이번 가뭄은 90년만의 처음이라고 합니다. 참으로 심각한 상황이라 아니할 수 없습니다. 지금 농민들은 우리의 생명줄인 농업을 지키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습니다. 타는 가슴, 절박한 심정으로 눈물겨운 노력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국민 여러분, 이들을 도웁시다. 정부도 가뭄 극복을 위한 특별지원조치를 다음과 같이 취하고자 합니다. 첫째, 국무총리를 위원장으로 하는 '가뭄극복 비상대책 위원회'를 설치하여 바로 운영토록 하겠습니다. 민.관.군 총력대응체제를 갖추어 가뭄극복에 최선을 다할 것입니다. 둘째, 가뭄극복을 위한 재해대책비를 필요한 만큼 확보하여 적기에 지원하겠습니다. 양수기, 관정, 급수용 차량 등에 필요한 유류비와 전기요금을 전액 지원하겠습니다. 셋째, 앞으로 가뭄이 지속되어 농작물 피해가 극심한 지역에 대해서는 재난지역에 준하는 특별지원대책을 강구하겠습니다. 학자금 지원, 세금 감면, 영농자금과 농가 가계안정 자금 등 각종 지원방안을 마련하겠습니다. 21세기 물부족 시대에는 정부의 노력만으로는 한계가 있습니다. 국민 여러분의적극적인 참여와 협조가 필요합니다. `물쓰듯 한다'는 말은 이제 `물아끼듯 한다'는말로 바뀌어야 합니다. 공장이나 건물, 가정에서 사용한 물을 재활용하도록 노력해야겠습니다. 국민 모두가 참여하는 물절약 운동을 펼쳐나가야겠습니다. 하루에 전 국민이 10%씩만 수돗물을 절약하면 섬진강댐 하나를 건설하는 것보다 더 큰 효과를 얻을 수 있습니다. 정부도 이번의 물부족 사태를 계기로 항구적이고 근본적인 물문제 종합대책을빠른 시일내에 확정하여 추진하겠습니다. `농촌용수개발 10개년 사업'을 차질없이 마무리하는 동시에 환경보존과 병행하는 댐 건설을 추진하겠습니다. 그리고 광역상수도 확충계획을 수립하고 중.소규모저수지 건설을 추진하여 물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하겠습니다. 우리 국민은 예로부터 어려울 때마다 서로 힘을 모아 고난을 극복해 온 자랑스런 전통을 가지고 있습니다. IMF 외환위기 때는 `금모으기 운동'으로 국난 극복에나섰습니다. 이제 다시한번 이 위대한 정신을 되살려야 하겠습니다. 저는 우리 국민이 한마음으로 단합하여 결집된 힘을 발휘한다면 이번의 어려움도 반드시 이겨내리라고 확신합니다. (서울=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