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 청와대에서 이뤄진 김대중 대통령과 자민련 김종필 명예총재간 부부동반 만찬회동은 "DJP 공조" 복원을 공식 선언하는 자리였다.

김 대통령과 김 명예총재는 이날 2시간에 걸친 회동후 3개항의 합의문을 통해 "국민의 정부를 출범시킨 초심으로 돌아가 "임기 마지막까지" 공동의 노력을 경주키로 했다"고 발표했다.

경제의 재도약과 민생의 안정, 법과 질서가 존중되는 사회를 건설하기 위해 현 정권 임기 말까지 공동운명체로 나갈 것임을 분명히 한 것이다.

김 명예총재도 회동이 끝난뒤 유종지미(有終之美)를 강조했다.

그는 "합의문이 짧다"는 기자들의 질의에 "두 사람은 얼굴만 봐도 알수 있는 사이"라는 말로 대신했다.

또 두 사람은 민주당과 자민련, 총리와 관련부처 장관이 참석하는 국정협의회와 당정정책조정회의 등을 조속히 재가동하기로 합의, 공조가 정치는 물론 행정분야에서도 이뤄질 것임을 밝혔다.

그러나 김 대통령과 김 명예총재는 개각이나 합당과 같은 예민한 사항에 대해서는 한마디도 언급하지 않았다.

두 사람간에 얘기가 없었던 것인지, 아니면 언급은 있었지만 발표하지 않은 것인지는 즉각 알려지지 않았다.

정황으로 봐 두 사람은 내달 중순께 단행될 내각 개편에 대해 심도있는 대화를 나눴을 것이라는게 일반적인 관측이다.

이와관련, 박준영 청와대 대변인도 "두 분은 부부동반 만찬 도중 별도의 단독 회동을 갖지 않았으나 충분한 시간을 갖고 많은 얘기를 나눴다"고 언급, 양당공조를 비롯해 향후 정국운영 전반에 대해서 심도있는 얘기가 오고 갔음을 시사했다.

따라서 두 사람의 밀월관계는 상당기간 지속될 것이라는 관측이 강하다.

이해관계로 한때 ''남처럼'' 갈라섰던 경험을 되풀이 할 가능성은 작다는 얘기다.

다만 공조가 굳건해지면서 양당간 합당론이 또다시 불거져 나오고 차기 대선후보 선정을 둘러싼 논란이 일 경우 두 사람간 불협화음이 표출될 여지는 배제할 수 없는 것이다.

김영근 기자 yg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