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27일 국회 체포동의안 표결을 앞두고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발언이 금도를 한참 넘고 있다. 이 대표는 “국가권력을 가지고 장난하면 그게 깡패지 대통령이겠습니까”라고 했다. 대통령을 깡패에 빗대다니 정치 지도자로서 지켜야 할 최소한의 품격도, 합리성도 갖추지 못했다. ‘형수 욕설’ 파문은 가족 간 문제라고 치부할 수 있지만, 아무리 궁지에 몰려도 선거를 통해 선출된 대통령을 향해 이런 식으로 말을 하는 것은 국민 모욕과 다를 바 없다.

이 대표는 어제 기자간담회에선 “영원할 것 같지만 정권과 권력은 길지 않다. ‘있을 때 잘해’라고 하지 않나”라고 했다. 야당 대표로서 할 수 있는 비판이 아니라 겁박이다. 또 “사건은 바뀐 것이 없는데 대통령과 검사가 바뀌니 판단이 바뀌었다”며 ‘법치의 탈을 쓴 사법사냥’ ‘폭력 야만의 시대 도래’라고 했다. ‘깡패’ 근거로 275차례 압수수색을 들었다. 그러나 대장동 의혹은 민주당 대선 경선 때 촉발했고, 관련 수사는 문재인 정권 때부터 시작했다. 압수수색 영장도 김명수 대법원장 체제의 법원에서 발부됐고, 분신과 복심은 구속됐다. 그런데도 오로지 현 정권에 화살을 돌리는 것은 적반하장식 돌려치기다. “깡패가 날뛰는 무법천지가 되면 대문을 닫아야 한다”며 방탄의 정당성을 강조했지만, 불체포 특권 폐기를 주장해놓고 이런 뻔뻔함이 어디 있나.

민주당도 최소한의 예의가 없다. “독재정권의 최후 발악”(박찬대 최고위원) “극악무도”(김의겸 대변인) 등의 무도한 발언들이 일상적으로 튀어나온다. 게다가 민주당은 이달 임시국회가 끝나는 바로 다음날인 3·1절 휴일에 3월 임시국회를 개회하자고 한다. 불체포 특권은 회기 중에만 적용된다. 이 대표 체포동의안이 부결되더라도 단 하루도 회기 중단을 막아 이 대표를 지키겠다는 것이다. 이 대표가 법원 영장실질심사를 받고 시시비비를 가리면 이런 법석을 벌이지 않아도 될 일인데, 무엇이 두려워 억지를 부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