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에세이] 나의 조직세포 길들이기
기분 좋은 인사는 건강에 관한 덕담이 아닐까? 최근 결혼식장에서 20여 년 만에 후배를 만났다. “그대로시네요. 어떻게 하나도 안 변하셨어요!” 그의 인사에 나는 대답했다. “그래, 그렇게 보이나, 겉만 그렇지. 속은 다 썩었어.” 그러곤 그동안의 공백을 지우며 같이 웃었다. 으레 하는 인사겠지만 기분은 좋았다.

100세 시대를 살면서 건강만큼 중요한 것은 없다. 조지 W 부시 대통령(43대)이 아버지 조지 부시 대통령(41대)의 장례식에서 한 추도사처럼, “최대한 늦게, 젊게 죽기”가 관건이다. 그러려면 먼저 몸에 충성해야 한다.

예전에 어느 선배가 건강에 관해 했던 말이 있다. 나이가 들면 꼭 지켜야 할 법칙 세 가지가 있단다. 첫째는 ‘넘어지지 말자’다. 넘어지면 목숨을 잃을 수도 있고, 최소 골절이 기본이다. 또 나이 때문에 회복 시간도 매우 길어 주변에 끼치는 불편이 너무나 크다. 둘째는 ‘감기 들지 말라’다. 앓는 과정에서 건강이 더 나빠지고 면역력도 약해져 합병증까지 유발하기 때문이다. 셋째, ‘옛날 생각하지 말라’다. 팔팔했던 시절만 생각하고 몸을 함부로 쓰면 반드시 탈이 나게 마련이라는 것이다.

나도 건강을 지키는 나만의 법칙을 꾸준히 실천하고 있다. 바로 ‘나의 조직세포 길들이기’이다. 내 몸을 구성하고 있는 세포를 내 편으로 만들어 언제나 최상의 상태로 몸을 유지하는 것이다. 조직세포를 길들이는 첫 번째 방법은 ‘잘 먹어주기’이다. 지금 먹는 이 음식이 세상에서 제일 좋은 음식이라 생각하고 잘 씹어 먹는다. 라면을 먹을 때도 마찬가지다. 먹을 때마다 항상 입에 달고 다니는 말이 있다. “아, 잘 먹었다!”, “정말, 맛있다!” 그러면 세포들이 알아듣고 소화를 돕는다. 음식을 충분히 소화해내는 사람에겐 불치병이 없다는 인도 속담은 괜한 것이 아니다.

두 번째는 ‘적절히 운동해주기’이다. 우유를 마시는 사람보다 우유를 배달하는 사람이 더 건강한 법이다. 조직세포들이 제일 좋아하는 것이 바로 운동이다. 운동은 남들이 좋다고 해서 내게도 유익하리라는 법이 없다. 모두에게 건강 비법으로 통하는 표준화되고 정형화된 운동이란 없다. 하루에 30분 이상 내게 맞는 운동을 실천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런데 잘 먹어주는 것은 잘 실천할 수 있지만, 바쁘게 지나다보면 운동은 하루이틀 못하는 경우가 있다. 이럴 때 세포들이 아우성친다. 그 소리에 귀 기울여야 한다. 자칫하면 120세를 사는 수도 있다. “병은 말을 타고 들어와서 거북이를 타고 나간다”는 말을 경계 삼아야 한다. 이제는 자기 몸에 맞는 ‘건강 지키기’를 실천할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