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에세이] 자연, 우리의 소중한 공공자산
최근 들어 봄철 미세먼지가 건강에 큰 위협이 되고 있다. 예전에도 봄철에는 중국발 황사 때문에 곤란을 겪었지만 요즘에는 황사보다 미세먼지가 더 심각해진 듯하다. 국내 자동차 배기가스나 공장에서 화석 연료를 태울 때 생성되는 배출가스도 미세먼지의 원인이지만 중국에서 불어오는 오염된 공기 역시 무시할 수 없다. 국내에서 시행하는 노력만으로는 미세먼지 저감에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다.

환경 문제는 국지적인 문제가 아니라 전 지구적 문제다. 미세먼지만 하더라도 아시아, 유럽, 남아메리카 등 세계 곳곳에서 심각한 우려를 낳고 있다. 필자가 지난주 3일간 머무른 홍콩도 예외는 아니었다. 환경 문제는 어느 한 사람, 혹은 한 나라의 노력만으로 해결되지 않는다. 세계인이 함께 고민하고 노력해야 할 문제다.

지구온난화 문제가 세계적 이슈로 등장하면서부터 유엔기후변화협약이나 도쿄의정서, 파리기후변화협약 등을 통해 세계 여러 나라가 환경 문제에 공동으로 대응하고 있다. 파리협약에 참여한 국가들은 2020년부터 개발도상국의 기후변화 대처 사업에 매년 1000억달러 이상을 지원하기로 합의했다. 국가별로 조금씩 차이는 있지만 탄소세 도입, 탄소 배출권 거래제 시행 등 제도적 장치도 마련했다. 이는 지구촌 공동체의식의 발현으로 개별 국가의 의무와 책임이 제도와 정책에 반영된 것이다.

필자는 1994년 호주 원주민의 실생활을 조사하기 위해 호주의 깊은 내륙에 있는 앨리스스프링스를 방문한 적이 있다. 그곳의 한 원주민이 들려준 이야기가 잊히지 않는다. “우리는 자연을 어머니의 품으로 생각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백인들이 들어와 개발이라는 이름으로 파괴하고 있습니다. 우리는 자연의 품에 잠시 안겨 있다가 떠나는 것뿐 결코 자연을 소유의 대상으로 삼아서는 안 됩니다. 자연이 우리의 어머니라는 것을 기억해야 합니다.”

지구는 우리 세대만 살아가는 곳이 아니다. 우리 조상이 삶의 터전으로 살아왔고, 후손이 대대로 살아갈 곳이다. 편의와 이익을 위해 환경을 파괴해서는 안 된다. 이웃과 후세를 위해 생활 속에서 자연과 환경을 지켜나가는 일은 우리의 인권을 좀 더 신장시키는 일이기도 하다. 지구는 우리가 책임감을 가지고 깨끗하고 아름답게 보존해야 할 인류의 소중한 공공자산임을 기억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