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화점 같은 쇼핑몰’을 내건 AK플라자 광명점이 27일 사전 오픈한 가운데 키네틱 아트(움직이는 예술 작품)가 매장에 설치돼 있다. /뉴스1
‘백화점 같은 쇼핑몰’을 내건 AK플라자 광명점이 27일 사전 오픈한 가운데 키네틱 아트(움직이는 예술 작품)가 매장에 설치돼 있다. /뉴스1
AK플라자가 ‘백화점 같은 쇼핑몰’을 앞세워 오프라인 유통 분야에서 승부수를 띄웠다. 전자상거래 시장 급팽창과 선두권 유통기업들의 공세 속에 후발주자로서 틈새시장을 공략하겠다는 전략이다. 업계에선 AK의 실험이 통할지 주목하고 있다.

“3040 가족 고객 잡겠다”

27일 사전 개장한 AK플라자 광명점은 일부 매장이 문을 열지 않았음에도 사람으로 붐볐다. 에스컬레이터 옆 ‘핵심 매장’을 꿰찬 스타벅스, 폴바셋 등 카페와 목공 체험을 할 수 있는 ‘프랑스 목공소’, 지하 식품관이 인기가 많았다.

AK플라자는 애경그룹이 운영하는 백화점과 쇼핑몰 브랜드다. 29일 정식 오픈하는 광명점은 AK플라자 쇼핑몰 중 가장 큰 점포다. 영업면적은 4만6305㎡로 쇼핑몰 평균(약 1만1900㎡)의 네 배가량이다. AK플라자 분당점(영업면적 3만8000㎡) 수원점(5만9000㎡) 등 백화점에 더 가깝다.

브랜드 수는 쇼핑몰과 큰 차이가 없다는 게 AK플라자의 설명이다. 체험형 콘텐츠를 강화하기 위해 매장당 면적을 늘렸기 때문이다. 광명점은 전체 브랜드 142개 중 식음과 가전, 유아동 등 라이프스타일 브랜드 비중이 70%에 달한다. AK플라자 관계자는 “광명시는 인구 30만 명 중 30~49세 인구가 30%로 젊은 가족이 많다”며 “이들을 겨냥한 체험형 중심 점포를 만든 것”이라고 설명했다.

‘예술’ ‘자연’ 등 코로나19 이후 오프라인 유통업계에 떠오른 트렌드도 녹여냈다. AK플라자 광명점 한가운데에는 국내 최대 규모의 키네틱아트(움직이는 예술작품)가 설치돼 있다. 작품 높이는 아파트 11층 수준인 33m다. 영화관과 대형 서점도 들어왔다. 광명 지역에 문화예술 시설이 부족하다는 주민들의 의견을 반영했다. 식당가는 화분과 넝쿨 등으로 채워 작은 숲처럼 꾸몄다. AK플라자 관계자는 “사람들이 쇼핑이 아니더라도 일상적으로 찾아오는 공간을 구현하기 위한 시도”라고 설명했다.

AK플라자로 브랜드 통일 후 첫 점포

AK홀딩스는 백화점은 AK플라자, 쇼핑몰은 AK&로 브랜드를 구분해 운영했다. 2018년부터는 당시 정체기인 백화점 대신 근린형 쇼핑몰을 키우자는 방침에 따라 AK&를 늘려왔다. 광명점을 제외하고 현재 AK플라자 다섯 곳과 AK& 세 곳을 운영 중이다.

이런 사업 방식은 코로나19로 직격탄을 맞았다. 인구 밀집도가 높고 실내형인 소형 쇼핑몰을 찾는 소비자는 줄었다. AK홀딩스 백화점 부문인 AK플라자는 지난해 영업손실 379억원을 내 적자 전환했다. 매출은 3005억원으로 전년(4102억원) 대비 26.8% 감소했다.

AK플라자가 지난 5월 브랜드 통일 작업에 들어간 것은 이런 이유 때문이다. AK그룹은 백화점과 쇼핑몰 브랜드를 AK플라자로 일원화할 계획이다. 롯데 신세계 현대 등 대형 유통채널들과 e커머스가 소비자를 흡수하는 상황에서 브랜드를 통일해야 소비자의 기억에 더 남을 수 있다는 판단이다. 광명점은 AK플라자를 쇼핑몰 브랜드로 사용한 첫 번째 점포다.

AK플라자는 광명점이 이미 상권이 형성된 쇼핑 단지 안에 있다는 점에 기대를 걸고 있다. 광명점 인근에는 코스트코와 이케아, 롯데몰 광명점 등이 있다. AK플라자 관계자는 “코스트코와 이케아는 식품과 가구 등 목적성 소비를 하는 점포로, 일상에서 먹고 노는 공간인 AK플라자 광명점과 소비 수요가 다르다”고 말했다. AK플라자는 내년 상반기에 금정점을 개장하는 등 추가로 매장을 열 계획이다.

노유정 기자 yjro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