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석 국민의힘 대표 [사진=연합뉴스]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 [사진=연합뉴스]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1일 조수진 최고위원을 향해 "전두환 신군부 소리 들어가면서 굳이 당무를 할 필요가 없을 것 같다"며 "나는 곽상도 의원 아들 퇴직금이 불법과 관련 없다고 국민과 당원을 설득할 자신이 없으니 당신이 직접 하라"고 격앙된 감정을 숨기지 않았다. 아울러 조 최고위원이 자신에게 보낸 문자 메시지를 공개하는 초강수를 뒀다.

이 대표는 이날 아침 자신의 페이스북에 "국군의날 행사로 새벽 기차 타고 포항간다"며 도저히 참을 수 없어 기차 안에서 글을 남긴다고 했다.

그는 "대선을 앞두고 평소보다 반박자씩 빨라도 부족함이 있는 상황에서 전두환 신군부 소리 들어가면서 굳이 당무를 할 필요가 없을 것 같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우리는 상도수호 없다(곽상도 의원을 보호하지 않는다)는 당 대표 말이 나오기 무섭게 들이받을 기회만 노리고 있다가 바로 들이받고 기자들에게 언플(언론 플레이)을 해대는 모습을 보면서 무한한 자괴감을 느낀다"며 "당신 하고 싶은 대로 하시라"고 했다.

그러면서 "나에게 보낸 당신의 문자 '첫째, 곽 의원 아들 퇴직금 규모를 떠나서 그 퇴직금이 범죄나, 화천대유의 불법과 관련이 있습니까? 곽 의원이 화천대유에 뇌물을 받은 정황이 있습니까'를 그대로 들고 국민과 당원을 설득해 보라"고 했다.

이어 "남한테 훈계하듯 시키지 말고 직접 하라, 나는 못 한다"고 대표 자리도 넘겨줄 테니 조 최고위원이 '곽상도 아들 퇴직금은 정당했다, 곽상도는 잘못 없다'를 외치라고 요구했다.

이는 조 최고위원이 이대표가 전날 밤 '토의 안건'도 알리지 않고 밤에 긴급 소집했다며 최고위원회에 불참하면서 "절차 자체가 틀렸다. 전두환도 이렇게는 안했다. 북한 핵실험 같은 사안에 심야 긴급최고위 하는 건 봤지만 민주주의는 절차가 중요하다"고 맹비난한 것에 대한 받아치기다.

앞서 국민의힘은 전날 오후 9시 30분부터 긴급 최고위원회를 개최했다. 회의에는 김기현 원내대표, 김재원·정미경·김용태 최고위원 등이 참석했으며 조수진·배현진 최고위원은 불참했다.

조 최고위원은 "최고위 안건이 곽상도 의원 제명 논의였다"고 주장하며 반발했다. 국민의힘 의원 전체가 속한 SNS 단체방에서 "아들의 퇴직금이 논란이 된다는 이유로 아버지가 의원직을 사퇴하는 것이 타당한가. 그 논리라면, 아버지의 법 위반이 확인된 대표는 대표직을 유지하는 것이 타당한가"라고 밝히며 이 대표를 직격하기도 했다.

강경주 한경닷컴 기자 qurasoh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