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11일 “미국과 북한의 관계 정상화는 한반도 평화를 위해 매우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를 위해 중국과 함께 노력하겠다는 뜻도 밝혔다.

푸틴 대통령은 이날 제4차 동방경제포럼에 참석하기 위해 러시아를 방문한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과 정상회담을 한 뒤 기자회견에서 “러시아와 중국은 양국 로드맵에 따라 한반도 상황의 정치적, 외교적 해결을 위해 공동 노력을 이어갈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안드레이 데니소프 중국 주재 러시아대사는 포럼에서 “여건만 된다면 러·중·북 3자 회의도 열 수 있다”며 “미국 일본 한국이 동참하면 다자회의를 조성하지 못할 이유는 없다”고 말했다. 또 “러시아와 중국은 한반도 긴장 완화를 논의하기 위한 가장 효율적인 방안으로 6자회담 재개를 지지한다”고 덧붙였다.

이고리 모르굴로프 러시아 외무차관도 포럼의 한 세션에 나와 “북한의 비핵화 조치 이행에 따라 유엔 안전보장이사회는 대북 제재를 완화하는 문제를 검토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올해 1월부터 (한반도 정세가) 긍정적인 발전을 보이고 있다”며 “우리가 한반도에서 장기 경제 계획을 수립할 수 있을 만큼 이 (긍정적) 시기가 오래가길 바란다”고 말했다.

미하일 본다렌코 주한 러시아무역대표부 대표는 이날 러시아 리아노보스티통신과의 인터뷰에서 한국과 북한의 경유 가스관 건설사업 논의를 재개했고, 사업성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지난 6월 문재인 대통령의 방러 이후 이 사업이 다시 논의되고 있다”고 전했다. 이는 러시아산 천연가스를 수입하기 위해 러시아 극동에서 북한을 경유한 뒤 한국으로 이어지는 파이프라인을 건설하는 프로젝트다.

김형규 기자 kh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