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이 이틀째 1190원대에서 상승 마감했다.

25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보다 5원 오른 1196원에 장을 끝냈다. 이날 6원 정도의 좁은 변동폭을 나타내던 환율은 지난 8월16일 고점인 1200.3원 이후 8거래일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인 1198.3원까지 올랐다.

환율은 안전자산 선호심리에 따라 상승 압력을 받으며 1196.1원에 첫 거래를 시작, 거래 수준에 대한 부담과 네고물량 공급으로 이내 몸을 낮추며 1190원대 초중반까지 내려왔다.

그러나 이후 아시아 주요 증시들이 일제히 큰 폭의 하락세를 나타내자 상승폭을 다시 늘리며 1190원대 중후반에서 오르내리다가 거래를 마쳤다.

변지영 우리선물 애널리스트는 "환율이 전일보다 거래 수준을 높였지만 1200원대 상향 돌파에 실패한 점은 주목할 만하다"며 "서울 환시는 앞으로 박스권 장세가 이어질지 상승 추세로 돌아설지에 대한 1200원 저항선 테스트가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밤 미국 뉴욕증시는 경기지표 부진으로 1% 이상 하락했다.

전미부동산협회(NAR)가 발표한 7월 기존주택 판매는 전월대비 27.2% 감소한 연율 383만채로 집계됐다. 이는 1995년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며 전문가들의 예상치인 470만채를 훨씬 밑도는 수치다.

미 증시 부진의 영향으로 아시아 주요 증시들도 약세를 나타냈다.

중국 상해종합지수는 오후 53.75포인트(2.03%) 떨어진 2596.58로 장을 마감했다. 대만 가권지수는 전날보다 203.66 포인트(2.56%) 급락한 7,736.98로 거래를 끝냈다.

일본 닛케이지수는 149.75포인트(1.66%) 하락한 8845.39를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5월 이후 16개월 만에 최저 수준이다.

국내 주식시장의 코스피지수는 나흘째 하락하며 전날보다 25.74(1.46%) 내린 1734.79로, 코스닥지수는 7.16포인(1.51%) 하락한 467.81로 장을 마쳤다. 외국인 투자자는 1990억원가량의 주식을 순매도하며 환율 상승을 거들었다.

수급 면에서는 장 초반부터 수출업체의 네고 물량과 차익실현 매물이 나왔지만 역외 매수세와 결제 수요도 만만치 않은 모습이었다.

한 시중은행 외환딜러 "환율 위아래쪽을 네고와 결제 수요가 각각 제한했다"며 "역외가 매수세를 유지하면서 전일보다 거래 수준을 높인 1190원대 중후반에 안착했다"고 말했다.

그는 "환율이 서서히 몸을 높임에 따라 1200원대를 돌파하려는 시도가 이어질 듯하다"고 덧붙였다.

한편 아시아 외환시장에서 미 달러화 대비 15년래 최고치, 유로화 대비 9년래 최고치를 기록했던 일본 엔화는 일 외환 당국이 개입할 수 있다는 경계 심리에 따라 소폭 약세로 돌아섰다.

아시아 환시에서 유로달러 환율은 오후 4시30분 현재 1.2647달러를 기록 중이다. 엔달러 환율은 84.40엔에 거래되고 있다.

한경닷컴 이민하 기자 minar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