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을 빼거나 체력을 키우기 위해 운동을 해 본 사람은 다 안다. 지속하기가 얼마나 어려운가를.처음엔 대회라도 나갈 기세로 시작하지만 몇 달을 넘기기도 쉽지 않다. 걷기,달리기,수영,웨이트 트레이닝,배드민턴 등을 왔다갔다 하다가 결국 포기하고 만다. 오죽하면 체중감량을 목표로 운동할 경우 성공 확률이 10%도 안된다는 조사결과까지 있을까.

[천자칼럼] 운동방

운동이 몸과 마음에 좋다는 것을 알면서도 잘 안되는 데는 이유가 있다. 지루하기 때문이다. 목적 달성을 위해 이를 악물고 버텨 보지만 한계가 있다. 지친 몸 쉴 시간도 부족한데 운동은 무슨 운동이냐 하는 생각이 드는 순간 원점으로 돌아간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온갖 아이디어가 속출하고 있다. 아령 덤벨 스태퍼 같은 도구를 이용하는 것에서부터 킥복싱 검도 태극권 등 격투기에 이르기까지 헤아릴 수 없을 정도다. 최근엔 전자게임을 즐기면서 운동을 겸하는 아이디어까지 나왔다. 이른바 '운동방'이다.

이곳에선 개개인의 운동 역량에 따라 게임의 종류나 난이도를 설정할 수 있다. 야구 볼링 피구 등 가벼운 동작으로 즐길 수 있는 게임에서부터 바이크 스노보드 권투처럼 격렬한 것까지 다양하다. 짚고 올라갈 수 있는 모형 돌들이 일정한 속도로 내려오는 암벽등반의 경우 10분만 해도 온몸이 땀으로 흠뻑 젖는다. 게임에 몰두하다가 몸에 무리가 가는 것을 막기 위해 전문 트레이너를 둔 곳도 있다. 워밍업,유산소운동,근력강화운동 등 게임 종류를 적당히 섞어 한두 시간씩 즐기는 사람들이 많다고 한다.

몸매 가꾸기에 대한 관심은 세계적 현상이지만 우리나라는 유별난 데가 있다. 22개국 남녀 대학생의 비만도를 보여주는 체질량지수에선 한국 여대생이 19.3으로 가장 낮았는데도 체중 감량을 시도하는 학생은 77%로 1위(2006년,국제비만학회지)를 차지했을 정도다. CJ온마트가 최근 20~30대 젊은이 4492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 조사에서도 95%가 올 여름 운동 · 식이요법 등 다이어트 계획이 있다고 대답했다.

몸매를 가꾸기 위해 노력한다는데 누가 뭐랄 수는 없다. 문제는 그 정도다. 날씬한 몸매 바람이 지나쳐 정상체중을 가진 사람들에게도 비만이 아닌가 하는 강박관념을 심어주고 있어서 하는 얘기다. 운동방이든 다이어트든 '몸짱'의 환상에 빠져 건강을 해치면서까지 무리해서는 안될 일이다.

이정환 논설위원 jhle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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