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의 연인"은 대통령과 여성로비스트의 얘기를 다룬 로맨틱코미디다.

선거를 앞두고 국회에 무기관련법을 상정하려던 홀아비 대통령은 환경단체의 처녀로비스트를 만나 사랑에 빠진다.

스캔들이 알려지면서 대통령은 곤경에 처하지만 결국은 애인을 얻고자 총기법 대신 에너지관련법을 제정키로 한다.

영화의 무게중심은 러브스토리에 있지만 대통령을 상대로 한 로비의 주인공이 미모의 여자라는 점은 묘한 여운을 남긴다.

1950년대초 대만이 대미외교에서 중국에 밀리지 않은 데 장제스(장개석) 부인 쑹메이링(송미령)의 역할이 컸다고 하는 데서 드러나듯 정 관계에서 여성의 막후 역할은 만만치 않은 것으로 여겨진다.

실제로 "슬픔이여 안녕"의 작가 프랑수아즈 사강은 90년대초 거액을 받고 우즈베키스탄정부의 로비스트로 활동했다고 밝힌바 있다.

93년 당시 대통령이던 미테랑에게 부탁하면 대부분 해결됐다는 것이다.

미테랑정권의 외무장관 롤랑 뒤마의 공보담당 크리스틴 종쿠르 역시 석유화학그룹인 엘프사의 로비스트로 뒤마를 유혹,대만에 대한 무기 판매사업을 성사시켰다고 털어놨다.

재불교포 강귀희씨는 스스로 로비스트라고 밝힌 경우다.

미스코리아 전력과 폭넓은 대인관계를 인정받아 83년 알스톰사와 총수주액의 5%(정치자금과 제비용 포함)를 받는 조건으로 계약,12년동안의 로비끝에 고속철도 사업권이 프랑스에 돌아가도록 했다는 것이다.

국내외의 이익사업에서 이처럼 여성로비스트가 늘어나는 건 활동대상이 대부분 남자여서 접근하기 좋은데다 남성로비스트가 할수 없는 일까지 가능한 때문으로 보인다.

YS정부 당시 정 관계 고위인사들이 미국 방위산업체의 여성로비스트와 접촉하면서 국방부의 백두사업(통신감청용 정찰기 도입사업)에 직 간접으로 개입한 의혹이 있다고 한다.

뇌물수수 여부는 조사해봐야 알고 사생활은 수사하기 곤란하다지만 막강한 국방업무를 다루는 인물들이 정체불명의 여성과 무기구입과 관련된 편지를 주고 받았다는 것은 납득하기 어렵다.

사랑엔 국경도 지위도 없다는 말로 무마하기엔 일이 너무 심각하다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