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어가 지을 수 있는 표정은 단 네가지뿐이라고 한다.

눈 뜨고 입 벌린 표정,눈 감고 입 벌린 표정,눈 뜨고 입 다문 표정,눈 감고 입 다문 표정이다.

다른 동물들이 지을 수 있는 표정도 크게 다를 바는 없다.

사람만큼 얼굴 근육이 발달해 있고 다양한 표정을 지을 수 있는 존재는 없는 셈이다.

세상에는 수 많은 사람만큼이나 많은 얼굴들이 있다.

눈 코 입의 위치가 크게 다르지도 않고 모양도 대동소이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렇게 다양한 얼굴이 나올 수 있다는 것은 불가사의다.

한 사람의 얼굴이 나타낼 수 있는 표정은 또 얼마나 많은가.

말이 통하지 않는 외국인의 표정에서도 희로애락의 감정을 쉽게 읽을 수 있다.

인간의 표정은 문명의 발달과 함께 더욱 다양해졌다.

그래서 오지 원주민들의 표정은 훨씬 단조롭고 딱딱하다.

선진국 여행경험이 있는 사람이라면 거리에서 마주치는 사람들의 표정이 온화하고 친절하다는 것을 느낄 것이다.

해외 유학생들 중에는 항상 웃는 낯으로 대해주는 식당 종업원이 자신을 좋아하는 줄로 착각 했다거나,주위의 모든 사람이 다 호의적이어서 자신이 매우 인기있는 사람인줄 알았다는 우스갯소리도 있다.

그러나 낯선 사람에 대한 웃음 띤 표정은 선진국일수록 "에티켓의 일부"가 된지 오래다.

우리는 아직도 표정이 많이 굳어있다.

특히 낯선 사람을 대할 때면 더욱 부자연스럽고 딱딱하다.

표정이 굳어있다는 것은 그만큼 경계심이 크기 때문이다.

우리 역사가 외세로부터 자유로웠던 적이 별로 없었던 영향도 클 것이다.

근대사만 보더라도 일본강점 이후 한국전쟁을 치렀고,삶과의 치열한 투쟁을 하며 여지껏 살아왔다.

하지만 한국전쟁도 이미 오랜 일이고 외국인은 더 이상 침략자가 아니라 대부분 투자가 아니면 관광객이다.

웃음 띤 표정은 정신적 건강에 도움이 될 뿐만 아니라 자신감의 표현일 수도 있다.

특히 낯선 사람에 대한 온화한 표정은 상대방을 편하게 해주고 경계심을 풀어준다.

온화한 표정은 선진문명의 상징일 수도 있다.

한동안 웃을 일이 별로 없었던 우리가 IMF위기도 극복한 만큼 이제 좀 여유를 갖고 웃는 얼굴 만들기에 신경 쓸 때가 되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