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드게임 "단군의 땅"으로 유명한 마리텔레콤(대표 장인경)은 지난해 8월
미국 인터넷 게임업체 3개사를 한꺼번에 인수, 캘리포니아주 샌호제이에
마리온라인사를 설립했다.

마리온라인사를 세계 최대의 인터넷 게임 포털서비스로 키운다는 것이
이 회사의 비전이다.

나모인터랙티브(대표 박흥호)는 홈페이지 저작도구인 "나모웹에디터"를
일본 유럽에 이어 최근 호주 뉴질랜드시장에도 판매하기 시작했다.

호주의 대형 소프트웨어 유통회사 등을 통해 오세아니아 지역에 3년동안
20만카피(2백억원) 가량 팔 계획이다.

지난해 6월에는 일본 에모리상사와 3년간 약 6백억원 규모의 나모웹에디터
일본어판 판매 계약을 맺은 바 있다.

지난해 하반기 들어선 프랑스 독일 스페인 등 유럽 지역과도 수출계약을
맺었다.

현재 미국 동남아 및 라틴아메리카 시장을 개척하는 중이다.

파이널데이터(대표 이채홍)는 데이터 복구 소프트웨어(제품명 파이널데이터)
로 국제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

세계시장 장악을 목표로 현재 77개 언어 버전으로 만드는 중이다.

파이널데이터의 경우 품질이 우수하다보니 가만히 앉아 있어도 써본 사람들
의 구전 홍보 덕분에 세계 각지에서 바이어들이 찾아들고 있다.

이 회사의 목표대로 미국내에서 명성을 떨치는 이머신즈나 마이크로소프트
윈도 등에 번들로 팔려나갈 경우 이는 곧바로 세계시장 점령으로 이어지는
것이다.

벤처기업의 성공은 크게 세 가지 모습으로 나타난다.

기업공개(IPO) 인수합병(M&A) 및 해외 진출(Overseas Marketing)이다.

이 세 가지 가운데 최근 기업공개, 즉 코스닥 등록이 가장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

기업 인수합병도 흔한 일이 돼 가고 있다.

그러나 그동안 국제화에서는 크게 미흡했다.

다행히 최근 마리텔레콤 파이널데이터 등과 같이 국제경쟁력을 갖춰
세계적인 기업으로 성장하는 벤처회사들이 늘어나고 있다.

특히 품질 판가름이 쉽게 나는 소프트웨어 인터넷 통신분야 등에서 두각을
나타내는 기업이 적지 않다.

한국 벤처산업의 가능성을 나타내주는 것이다.

통신분야에서는 중견 벤처기업들을 중심으로 국제화가 진척되고 있다.

고속 데이터전송 장비업체인 웰링크(대표 신동환)는 1998년까지만 해도
한국통신 등 국내 기업에만 제품을 전량 공급해왔다.

그러다보니 기간 사업자들의 투자계획에 따라 매출이 들쭉날쭉하는 종속적
영업행태를 띠게 됐다.

신동환 사장은 국제무대에 나서는 것만이 살 길이라고 판단, 1년여간
시장개척에 온 힘을 쏟았다.

이것이 결실로 이어져 지난해 11월 미국 캘리포니아 서니베일 소재업체인
디지털링크사와 상호 기술공여 및 판매에 관한 전략적 제휴를 맺었다.

양사는 어느 한쪽이 보유하고 있지 않은 제품에 대해 서로 OEM(주문자상표
부착생산) 방식으로 제품을 공급하고 관련 기술도 공유키로 했다.

웰링크는 또 이스라엘 통신장비업체인 오키사와도 제휴, 프랑스 알카텔의
아성에 도전장을 던졌다.

두 회사는 ADSL(비대칭 디지털가입자망) 관련 핵심 반도체의 공급 및
기술이전과 향후 단계적 생산이관 문제에 합의했다.

광통신전송장비 제조업체인 오피콤(대표 조규백)은 최근 세계 5대
통신장비메이커인 미국 ADC사와 공동으로 차세대 통합전송장치(STN)를
개발했다.

오피콤은 오태환 회장이 미국에서의 성공을 발판으로 1994년 한국에 설립한
벤처기업.

미국 로스앤젤레스지역의 3개 기업, 한국내 2개 벤처기업에서 연간 9천만
달러 가량의 매출을 올리고 있다.

오피콤과 로스앤젤레스의 아메릭스사를 연계해 미국 시장을 파고들면 나스닥
상장이 어렵지 않을 것으로 회사측은 보고 있다.

이들 벤처기업의 꿈은 궁극적으로 코스닥을 넘어 나스닥에 상장하는 것.

나스닥에 상장하면 양질의 풍부한 자금을 조달할 수 있을 뿐 아니라
국제적인 인지도를 바탕으로 세계적인 영업을 펼칠 수 있기 때문이다.

두루넷이 나스닥 직상장에 성공했고 미래산업도 부분적으로 상장함으로써
한국 벤처기업들의 나스닥 상장은 잇따라 현실화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무엇보다도 한국인들의 기질이 벤처산업에 맞다는 것이 큰 강점이다.

특히 파이널데이터 오피콤 등과 같이 해외 유학 출신자들이나 해외에서
사업을 해오다 한국에 벤처기업을 차리는 케이스가 늘고 있어 더욱 희망적
이다.

이들 기업은 아무래도 국제적인 네트워크를 갖고 있어 적은 비용을
지불하고도 국제시장에 진입할 수 있는 것이다.

바로 2000년은 본격적인 국제화의 원년이 되는 셈이다.

< 문병환 기자 moon@ked.co.kr >

( 한 국 경 제 신 문 2000년 1월 5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