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북아 항공시장을 둘러싼 한국과 중국, 그리고 일본의 영역전쟁이 치열하게
진행되고 있다.

중국 상하이의 포동국제공항, 이미 개항한 홍콩국제공항과 일본의 간사이
국제공항, 그리고 한국의 인천국제공항이 대표적인 예다.

이들 공항들은 슈퍼 허브(Super Hub)를 실현하기 위해 나라마다 심혈을
기울여 투자한 결과물들이다.

지난해 IATA는 아시아 태평양 지역의 항공수요가 2010년까지 연평균 7.4%의
성장을 보일 것으로 예측했다.

이는 유럽과 미주지역의 3.4%에 비해 무려 두 배가 넘는다.

또한 85년 26%에 불과했던 국제 정기노선에서 아시아 태평양 지역의 점유율
은 95년 36%로 성장했고 2010년에는 무려 49%에 달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 수치들은 물론 지난해 불어닥친 아시아지역의 경제위기로 인한 항공사들
의 수익성 및 항공수요 감소로 약간의 수정이 불가피하지만 장기적으로는
다른 지역에 비해 상대적인 성장가능성이 높다는 점에서는 이론의 여지가
없다.

문제는 우리나라의 항공운송 시스템과 항공사들의 위상이 경쟁국인 일본과
미국, 유럽의 항공사에 비해 취약하다는 점.

수송량과 운항수익도 미약한 수준이다.

아직까지는 국내 항공사들이 북미나 유럽의 항공사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낮은 인건비 투입으로 이득을 보고 있지만 비효율적인 운송서비스를 개선해
단위 생산성을 높이지 않고서는 장기적인 전망이 밝지만은 않다는게 전문가
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게다가 지난 항공자유화협정이 전세계적으로 이뤄지면서 아시아 항공사들의
평균수익률이 다른 지역의 항공사들보다 훨씬 빨리 나타나고 있는 점도 문제
로 지적되고 있다.

국적항공사들은 항공자유화의 압력과 과다경쟁, 수익률 감소에 대항해 시장
점유율을 확대해야하는 도전에 직면하고 있다.

또한 프랑스나 일본과 같이 자국 항공사 보호정책을 강하게 견지하는 국가
들과 비교, 우리나라의 복수 항공사체제도 소모적인 내부경쟁을 부추기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이에 따라 미국 항공사들은 국적항공사들과 개별적으로 제휴 파트너협정을
맺어가며 한국을 통해 기종변경권까지 획득, 자유롭게 운항 및 요금을 결정
하는 등 공세적인 경영을 벌이고 있다.

뿐만아니라 중국과 일본, 한국이 개별적으로 추진중인 허브망 구축경쟁은
슈퍼 및 미니 허브에서 치열한 내부경쟁을 펼치는 양상으로 전개되고 있다는
점도 국내 항공운송산업의 악재로 작용할지 모른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12월 11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