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전을 처음 편찬한다는 것은 끈기가 필요한 일로 영국의 "옥스퍼드사전"은
71년이나 걸렸다.

이 사전은 오늘날 영어에 대해 최고의 권위를 자처하지만 처음 만들어질
때는 학교교육이라고는 8년정도밖에 받지 않은 제임스 오거스터스 핸리
머리라는 사람이 없었으면 불가능했다.

영국언어학회는 1857년 사전편찬에 착수했다.

그러나 22년동안 "A"에서 "Ant"까지의 어휘만을 정리하는데 그쳤다.

당시 스코틀랜드의 한 작은 마을에는 생후 18개월때 알파벳을 구분했고,
일곱살 때 중국어로 된 성경을 해독했으며, 25개국어를 독학으로 배워 아는
머리가 살고 있었다.

학회는 그의 재능을 인정, 사전편찬을 의뢰했다.

머리는 10년정도면 끝낼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하고 수락했다.

하루 10시간씩 작업을 했다.

제1권을 완성하는데 5년이 걸렸다.

다음권에서는 "do"라는 단어 하나를 마무리하는데 6개월이 걸렸다.

78세로 세상을 떠날 때까지 그는 "T"로 시작되는 단어에까지 도달해 있었다.

그의 사후 13년뒤(1928년) 41만4천8백25개의 단어를 수록한 옥스퍼드사전이
완성됐다.

사전에는 철자 발음 단어의 뜻 등이 일반적으로 실려있으나 옥스퍼드사전은
1150년 이후에 알려진 모든 영어단어의 파생어까지 추적해 예문과 함께 그
용법을 설명하고 있어 권위를 인정받는다.

오늘날의 사전에 실린 가장 긴 단어는 알파벳 45자(pneumonoultramicrosco
picsilicovolcanoconiosis:진폐증)다.

뜻이 가장 많은 단어는 "set"로 무려 4백64가지이고, 가장 많이 나오는
사람은 셰익스피어, 가장 많이 인용된 자료는 "The Times"다.

옥스퍼드사전이 최근 낸 미국판에서 수백년간 고수해온 "to +동사원형"의
부정사 표기를 바꿨다 한다.

"to"와 "동사원형"사이에 부사를 함께 사용하는 사례가 많기 때문이란다.

사전편찬자들은 "말하는 것을 실어야 한다"(기술적 시각)와 "어떻게 말해야
하는지를 제시해야 한다"(규범적 시각)로 갈려 있다.

이번 옥스퍼드사전의 시각조정은 영어와 씨름하는 우리 학생들도 반길 것
같다.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10월 29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