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크스바겐은 서유럽에서 M&A(기업인수합병)를 성공적으로 이룬 대표적
기업으로 손꼽힌다.

지난 80년대 인수한 계열사들이 이제는 "효자노릇"을 톡톡히 하는 우량
자동차메이커로 발돋움하고 있어서다.

폴크스바겐은 지난 80년대에 스페인의 세아트, 독일의 고급승용차메이커인
아우디, 체코의 대표적 자동차업체인 스코다를 차례로 인수했다.

이들 자회사가운데 아우디의 활약상은 특히 눈부시다.

아우디의 간판모델인 "A4"가 전세계적으로 호평을 얻으면서 A3, A6 등
"A시리즈"모델 등도 덩달아 인기를 누리고 있다.

아우디의 지난해 판매량은 49만2천대.

이는 지난 95년에 비해 10% 늘어난 것으로 사상 최대판매실적을 올렸다.

매출규모도 1백88억마르크로 세전순익만도 8억6천만마르크에 달했다.

이 가운데 1억2천만마르크를 모회사인 폴크스바겐에 줄 정도로 아우디는
요즘 "즐거운 비명"을 지르고 있다.

아우디의 성공가능성은 90년대초만해도 비관적이었다.

주력타깃인 고급승용차시장에 벤츠와 BMW라는 명성높은 메이커가 자리를
굳건히 잡고 있어서다.

그 "틈바구니"를 비집고 들어간 전략이 과감한 스타일 변경이었다.

폴크스바겐에 의존해오던 판매망에서 벗어나 독자적으로 전세계 딜러망을
구축한 것도 판매량 증가에 크게 도움이 됐다.

아우디는 오는 2000년까지 기술개발과 판매망 확대를 위해 60억마르크를
투자할 계획이다.

라인 업을 대형차인 A8모델까지 확대하는 동시에 남아공 중국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 필리핀 헝가리 등 해외에 구축한 현지공장의 생산규모를 늘려
세계적인 메이커로 발돋움하겠다는 야심이다.

스페인의 세아트는 성장가능성이 높은 메이커다.

지난 93년까지만해도 폴크스바겐 모델을 기초로한 "로컬 모델"이 주력
차종을 이뤘으나 94년부터는 독자노선을 걷게 되면서 스페인 내수시장은
물론 수출확대에도 나서고 있다.

판매량은 90년대초까지 연간 50만대규모에서 요즘에는 20만대수준으로
급격히 줄어들었으나 이는 어디까지나 폴크스바겐 모델 생산을 중단하고
독자모델만을 판매한데 따른 것이다.

아우디 세아트 스코다 등 자회사 "삼총사"는 폴크스바겐그룹의 미래를
짊어질 수 있는 견인차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한국경제신문 1997년 10월 14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