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촌신도시내 평촌동 현대아파트를 비롯한 인근 주민들은 요즘 마음이
편치 않다.

느닷없이 아파트 단지 중심에 평촌여객터미널이 들어선다는 소식을 접하고
나서부터다.

현대 금호 한신아파트가 빽빽이 늘어선 아파트앞 농산물도매센터옆에
여객터미널이 들어선다는 것.

안양시가 이곳에 터미널을 건설하려는 계획은 신도시가 한창 조성되고
있을때부터였다.

안양시는 이미 89년 당시 건설부에 터미널의 설치를 요청했고 이듬해초
불가하다는 통보를 받았으나 끈질기게 밀어붙여 91년 12월 마침내 택지개발
계획변경승인을 통해 터미널 부지를 확보했다.

하지만 억지로 부지를 확보하는데 치중한 나머지 원래 농수산물유통센터로
계획된 부지 11만3백83평방m중 1만8천3백54평방m를 떼내 짓기로 하는
기형적인 결과를 낳았다.

주민들은 우선 안양시가 주민공청회도 한차례 거치지 않은채 사업을 몰래
추진해 오다 건축허가 직전인 지난해말 한차례 설명회를 열어 건립사실을
알게 됐다고 주장하고 있다.

또 농산물센터가 다음달 개장하는데도 또다시 터미널을 같은 위치에 짓는
것은 교통분산의 상식에도 어긋난다며 분통을 터뜨렸다.

건립반대주민대책위원장을 맡고 있는 이종근씨는 "일산신도시의 경우 90만
인구를 고려해 3만5천평의 부지를 터미널로 계획, 건설하는데 비해 평촌은
1백20만 인구권인데도 5천5백평의 터미널을 지으려 한다"고 말했다.

주민들의 주장대로 안양시의 무리한 사업추진은 곳곳에서 드러난다.

안양시는 터미널시설을 3천평방m 이하로 건립해야 하는 도시설계시행지침이
걸림돌이 돼 부지입찰이 한차례 유찰되자 지침을 변경, 이를 없애고 2회
입찰에서 낙찰시켰다.

안양시의 김후환 건축과장은 "사업시행에 많은 문제가 있어 교통영향평가를
받지 못하고 있다"며 "터미널건립계획이 재검토될 가능성도 있다"고
내비쳤다.

< 김희영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5월 29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