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장 : 이철우

당사를 포함한 여러 철강업체들이 냉연설비에 대한 대규모 투자를 계획하고
있다.

작년 냉연강판류의 총수요 규모가 830만t 정도인데 97년부터 2000년까지
각 회사의 증설규모는 당사 130만t 포스코 180만t 동부 130만t 등 모두
700만t으로 불과 4~5년 사이에 전체의 2배에 달하는 공급 규모가 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것은 그동안 비교적 공급부족현상을 나타내곤 했던 냉연강판시장이
당분간 매우 심각한 공급 과잉으로 인하여 치열한 국내외 경쟁을 유발하게
되리라는 것을 의미한다.

우리나라에서 냉연강판을 생산하기 시작한 이래 30여년이 지나도록 별다른
부침을 겪지 않고 안정적인 성장을 해오던 업계에 일대 변혁이 일어나게
되는 것이다.

시장이 새롭게 재편되고 설비능력에 따라 시장을 점유하는 것이 아니라
경쟁력의 정도에 따라 수요를 확보하는 본격경쟁의 시대를 맞게 될 것이다.

그러나 보다 더 큰 문제는 무역장벽의 철페에 따른 기술선진국 및 개발
도상국들의 도전을 여하히 견뎌낼 수 있는냐 하는 점이다.

신설비의 확보와 일반적인 기술개발 의지만으로는 철강선진국들의 기술력과
개발도상국들의 싼임금을 앞세운 경쟁력을 감당하기 어려울 것이다.

더욱이 기존 냉연강판의 수요는 선진국일수록 점차 그 한계를 보이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지금과 같은 증설 "붐"은 회사에 많은 숙제를 던져주고
있다.

기존의 냉연강판시장을 고수하는데 연연해서는 결코 회사의 경쟁력을
유지할 수 없을 것으로 본다.

우선 당사가 수십년간 쌓아온 기술력과 인력을 충분히 활용할 수 있는
기술집약적인 신제품의 개발을 서두르고 있다.

남들이 생산하는 제품을 그와 유사하게 흉내내어 생산하는 것이 아니라
독창적인 기술을 개발하고 그 기술력을 판매할 수 있는 노하우를 개발
하겠다는 것이다.

다소 늦은 감도 있지만 중국 및 동남아로의 진출 필요성도 느끼고 있다.

제품의 특성상 가장 폭발적인 수요의 증가를 기대할 수 있는 곳이기 때문
이다.

이러한 전략은 기존의 생산 및 판매구조를 완전히 새롭게 재편함을 의미
한다.

일하는 방법과 경영의 방법을 바꾸는 것은 물론 생산하는 제품과 사업
자체를 바꿔 나가야 할 것이다.

21세기의 경영환경은 정체하고 있는 기업에 대해 엄청난 변화의 속도로
타격을 가할 것이므로 구조조정을 통한 기업의 변신만이 유일한 선택으로
보인다.

(한국경제신문 1996년 6월 28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