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은 앞으로 먹고 사는 문제로 적지않게 골머리를 앓을 것으로 보인다.

50년대까지만 해도 곡물수출국이었던 중국은 현재 연간 20만t의 쌀을
수입해야 하는 세계 최대 곡물수입국이 되었다.

전문가들은 2005년에 이르면 중국식량부족분은 7,000만t에 이를 것으로
보고 있다.

중국 공산당도 향후 15년간 중국경제가 풀어야 할 가장 시급한 문제로
농촌경제의 안정적 성장과 식량문제 해결을 꼽을 정도다.

세계인구의 22%를 지구전체 경작지의 7%로 먹여살려 왔다고 큰 소리치던
중국이 이지경에 이른데는 이유가 있다.

먼저 경제개발로 연평균 2,000평방km나 되는 농경지가 사라지고 있는게
문제다.

성과를 중요시하는 중국정부가 각종 개발사업을 무분별하게 벌여 농경지가
감소하고 있는데다 향진기업들도 불법적인 건설사업을 마구잡이로 행해
문제가 심각해지고 있다.

그러나 중국정부는 뒷짐만 지고 있는 상황이다.

당분간은 경제성장이 우선이라는 입장이다.

그렇다고 아무 생각도 없는 것은 아니다.

중국정부는 전체경작지의 70%에 해당하는 9억무(1무=약200평)의 B급농경지
를 개량하면 총9,000만t의 증산이 가능하다고 보고 있다.

여기에 재원만 마련된다면 식량문제는 어느정도 해결할수 있다는게 이들의
생각이다.

그러나 더 큰 문제는 당장 먹어야할 식량을 확보하기 힘들다는데 있다.

올 국제곡물시장은 지난겨울 갑자기 몰아닥친 혹한과 올 봄의 가뭄등으로
세계주요 곡물수출국들의 작황이 시원찮은데다 재고량도 바닥을 보이고
있어 선물시장에선 연일 곡물가가 최고가격 경신행진을 계속하고 있다.

중국도 지난해 작황이 안좋아 밀 옥수수등 곡물가격이 40~50%씩 급등하고
있다.

재고물량도 없어 가격은 계속 오를 전망이다.

중국정부는 이러한 어려움들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근본적으로 자생할수
있는 기반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하고 있다.

이를 위해 농업과학화를 서두르고 있다.

그러나 문제는 막대한 투자가 필요하다는 점이다.

12억에 달하는 인구를 먹여 살리는 문제를 중국이 앞으로 어떤식으로
풀어갈지 귀추가 주목된다.

< 박수진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6년 5월 16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