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건설협회가 한달동안의 진통 끝에 지난 28일 최원석동아건설회장을
새회장에 선출함으로써 분열위기를 극복하고 새롭게 출발하게 된 것은
건설업계 뿐만 아니라 국민경제를 위해서도 다행한 일이다.

회장자리가 중소업체에서 다시 대형업체로 넘어오게 된 것은 오너회장의
강력한 추진력과 대형업체의 적극적인 협력이 있어야만 건설시장개방에
대비한 경쟁력 강화와 제도개선, 중소업체지윈이 실효를 거둘수 있다고
판단한 때문으로 해석된다.

우리는 신임 최회장체제의 출범을 축하하기에 앞서 이 어려운 시기에
2,600여 회원사는 물론 3만여 건설관련업체들의 실질적인 대표를 맡게된
최회장의 막중한 책무를 새삼 강조하지 않을수 없다.

최근의 건설업 경영위기 타개와 97년 건설시장 전면개방에 따른 대책마련,
업계내분수습등 해결해야할 과제들이 산적해 있기 때문이다.

우리는 신임 최회장의 패기와 풍부한 경험이 이같은 과제들의 해결에
큰 도움이 되리라 믿으면서 새시대에 우리 건설업계의 나아갈 방향과
관련해 몇가지 당부를 곁들이고자 한다.

첫째 국내 건설업의 가장 큰 문제점인 부실시공을 근절하는데 발벗고
나서야 한다.

최회장 자신이 성수대교붕괴사고때 큰 곤욕을 치렀기 때문에 어느 누구보다
부실시공 척결의지가 강하리라고 믿는다.

부실공사 방지를 위해 정부가 추진중인 건설공사 현장실명제와 건설관리
제도(CM) 도입도 궁극적으로는 건설업계의 협조없이는 실효를 거둘수 없다.

결국 부실공사방지는 단속보다 시장기능에 의해 자율적으로 성실시공풍토가
조성되는 것이 발미직하며 이를 위해 국내건설업계의 명실상부한 대표기관인
대한건설협회가 앞장서야 할 것이다.

둘째 건설업계의 고질적 병폐인 담합을 근절해 입찰의 투명성을 보장해야
한다.

지난해 연말부터 109개 1군건설업체들이 모조리 검찰에 불려가 입찰비리에
대한 조사를 받고있는 것과 관련해 최회장은 사전 "수주협의"의 관행까지
처벌대상이 돼선 안될 것이라는 입장을 표명하고 있다.

그러나 모든 분야가 자율경쟁으로 가는 마당에 건설업계만 언제까지나
"사전협의"라는 이름하에 밀실흥정을 계속한다는 것은 떳떳지 못한 일이다.

셋째 새집행부는 건설업계의 세계화를 적극 추진해야 한다.

물론 그동안 이부 업체들은 해외건설시장에서 높은 성가를 올리기도 했지만
그것만으론 미흡하다.

특히 대형사들은 좁은 국내시장에서 과당경쟁만 할 것이 아니라 아프리카
남미등지의 새로운 해외시장을 적극 공략해야 하며 중소업체들은 업무영억의
전문화와 기술특화로 나름대로의 입지를 확보해야 한다.

그동안 우리 건설인들은 국토건설과 경제개발의 견인차 역할을 해오면서도
그에 상응하는 대우를 받지 못해온게 사실이다.

"건설"하면 곧 "부실"이란 이미지가 떠오를 만큼 국민들로부터 불신을
당하게 된 배경이야 어떻든 건설인 스스로의 책임이 크다고 하지 않을수
없다.

새회장 체제의 출범을 계기로 우리 건설업계도 과거의 부정적 이미지를
말끔히 털어버리고 새롭게 태어나야 할 것이다.

(한국경제신문 1996년 3월 30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