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의 몸은 청년기엔 90%의 물로 이루어지고 나이가 들어감에 따라 그
비율이 75%까지 줄어든다.

또한 사람은 식사를 하지 않고도 1주일 넘게 살수있으나 물을 안마시고는
3일 이내에 죽게 된다.

인간뿐만 아니라 지상의 어떤 생명체도 물 없이는 존재할수없다.

그래서 물은 일찌기 생명의 원천으로 생각되었다.

제주도 신화인 천지왕 본풀이에는 암흑과 혼돈의 상태에 있던 세계가
개벽의 기운에 의해 하늘과 땅이 갈라진 뒤 하늘에서 푸른 이슬이 내리고
땅에서 물이슬이 솟아나 합쳐짐으로써 만물이 생겨나기 시작했다고 했다.

고대그리스의 철학자인 탈레스도 생명이 있는 모든 것이 물에서 생겨
났다고 했다.

이처럼 생명의 원천인 물은 지구가 차가와지면서 수소와 산소 사이의
화학반응에 의해 만들어졌다는게 지질학계의 정설이다.

그렇게 해서 생성된 물의 총량은 13억6,000만입방km가량으로 추정되고
있다.

그 물이 태양열, 지국의 인력, 해와 달의 조석력 등 갖가지 힘에 따라
순환을 계속하여 지난 30억년동안 이용되고 정화되고 재사용되어 왔다.

지구에 있는 물의 97.2%는 바다에있고 2.15일은 양극과 고산지대의 빙하에
묶여 있으며 그 나머지는 지하 5km깊이에서 지상 11km높이의 공중에 퍼져
있다.

하천에 담긴 물은 0.0001%도 못되는 1,250입방km에 지나지 않고 그밖에
내륙해 담수호 염수호등 지표에도 23만입방km, 지하에는 800만입방km,
대기중에는 1만3,000입방km 가량의 물이 있다.

인간이 이용할수 있는 물은 소량에 불과하다.

하천 담수호 지하의 물밖에 없다.

사람이 지구를 남김없이 뒤덮고 산업화가 급속히 확산되기 이전까지만
하더라도 그 소량의 물로도 인류가 살아 가는데 부족함이 없었다.

그러나 근년 들어서는 세계 곳곳에서 생활, 공업용수의 급중에 따른 물부족
사태에다 수질오염에 의한 물기근이 가중되어 물관리의 심각성이 저상에
올랐다.

그에 따라 지난 92년 유엔총회에서는 매년 3월22일을 "세계 물의 날"로
제정 선포하고 지구상의 수질오염을 막고자 갖가지 행사를 벌여 각국의
동참을 유도해 왔다.

한국도 지난해부터 이에 가세하여 올해로 두번째 기념행사를 갖게 되었다.

물수요가 날이 갈수록 크게 늘어나고 있으나 공급이 제자리 걸음이어서
2003년을 고비로 물기근이 들 전망인데다 수질관리마져 제대로 되지 못하고
있는게 한국의 실정이고 보면 이번에 펼쳐질 각종 기념행사와 홍보가
물절약과 수질보존에 크게 기여하게 되길 바라는 마음 간절하다.

(한국경제신문 1996년 3월 22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