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중소기업 살리기에 발벗고 나선 느낌이다.

중소기업청 설립을 발표한데 이어 지난 17일에는 나웅배 부총리겸 재경원
장관의 주재로 관계부처 장관들과 한국은행총재가 참석한 중소기업대책회의
가 열려 중소기업 지원책을 추가로 마련했다.

추가지원책 내용은 중소기업의 상업어음할인을 위해 5,000억원을 추가로
조성하는 한편 영세 중소사업자 2만명을 대상으로 경영혁신에 관한 무료
교육을 실시한다는 것이다.

또한 교육대상인 영세 중소사업자에는 제조업자 1만2,000명 이외에
유통업자 3,000명, 건설및 서비스업자 5,000명도 포함돼 지원대상인
중소기업의 범위가 제조업에만 국한되지 않는다고 볼수 있다.

이것은 최근 상업어음 할인대상에 제조업이외 건설및 서비스업도 포함시킨
조치와 같은 취지로서 환영할만한 일이다.

한쪽에서는 제조업부문에 대한 지원규모가 상대적으로 축소될 염려가
있다고 보기도 하지만 한 분야에서의 기술혁신이 다른 업종에 복잡하게
파급되는 오늘날 국가경쟁력 강화가 제조업 육성만으로 이뤄지는 것은
아니다.

따라서 업종에 관계없이 중소기업을 지원하는 것은 옳은 일이라고 본다.

다른 한편에서는 중소기업의 어려운 형편에 경영혁신 교육은 너무 한가한
대책으로 탁상공론이 아니냐는 시각도 있다.

확실히 하루하루 어렵게 연명하는 중소기업의 처지에서 경영혁신이니,
조직관리니 하는 얘기가 별로 설득력이 없을 수 있다.

따라서 교육의 의의는 중소기업을 일방적으로 지원만 할것이 아니라
자활능력을 키워줘야 한다는 당위론적인 선에 그칠것 같다.

그러나 문제는 경영혁신교육 뿐만 아니라 자칫하면 금융지원마저 "그림의
떡"이 되기 쉽다는 점이다.

비록 상업어음 할인자금으로 5,000억원을 추가로 조성한다지만 국민은행과
중소기업은행이 조성했던 1조2,600억원중 지난해말까지 집행된 돈은
7,167억원으로 조성자금의 절반정도에 불과하다.

여기에서 알수 있듯이 문제는 돈이 없어서가 아니라 지원대상인 중소기업의
신용도가 낮고 담보여력이 부족하기 때문에 있는 돈도 대출받기 어렵다는
점이다.

그리고 이점에 관해서는 정부로서도 묘안이 없는 실정이다.

따라서 우리는 정부가 선거를 의식하거나 단기간에 효과를 보려고 서두를
것이 아니라 중장기적으로 왜곡된 금융시장과 거래관행을 바로잡는 일에
힘써야 한다고 본다.

여기에는 대기업의 국제금융확대, 중소기업전용의 직접금융활성화,
공정거래질서의 확립, 기술및 인력의 효율적인 활용방안수립 등이 포함된다.

이를 위해서는 거시적인 정책관점과 일관된 정책방향, 그리고 상당한
시일동안 지속되는 관심과 지원이 필요하다.

그렇지 않고 전시효과를 얻기에만 급급할때 중소기업들은 상투적인 선거용
사탕발림이라고 의심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한국경제신문 1996년 1월 19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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