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선 자치단체장들이 건전한 지방자치 정착을 위해 앞다퉈 전문경영인,
경제관료등 경제계 인사들을 부단체장이나 산하 기관장으로 발탁, 관심을
모으고있다.

특히 이 과정에서 공개채용이라는 새로운 방법도 시도되는등 행정계에
경제.경영마인드 도입 바람이 세차게 불고 있다.

서울시의 경우 지난 8월5일 도시계획분야를 주관하는 행정 제2부시장에
홍순길씨가 취임했다.

홍부시장은 건설부 해외국장을 역임한 후 민간기업인 코오롱건설사장(주)
한양부사장등을 거쳐 해외건설업협회장직을 맡아오다 조순서울시장의
부름을 받고 서울시에 발을 내딛게 됐다.

홍부시장은 이같이 관계 경제계등을 두루 거친 인물로 경제.경영마인드
도입을 내세운 조시장에게는 매우 적절한 인물로 지적되는 한편 강릉농고
시절 조시장의 제자였던 인연도 발탁 배경과 연관이 있다는 후문이다.

조시장은 또 산하공사에 기업의 경쟁원리를 도입하고 경영마인드를 제고
한다는 차원에서 지난달 29일 가락동농수산물도매시장 관리공사사장(이사관
2급)에 공개채용형식으로 김창호 전선경유통 사장을 낙점했다.

김사장은 서울대농대 출신으로 지난 70년 (주)선경에 입사, 싱가포르
베이루트 사우디아라비아 지사장을 거친뒤 상무 전무등 중역을 역임하고
91년 9월부터는 선경유통사장으로 재직했다.

경상남도의 경우 지난 8월 공개채용을 통해 기업인 김훈씨를 정무부지사
에 임명했다.

김부지사는 지난 69년 삼성전자에 입사한 뒤 삼성전자 포르투갈법인
부사장 해외본부장을 역임하는등 해외업무에 역량을 발휘한 전형적인
삼성맨이다.

민선자치단체장 출범 이후 처음으로 전문경영인을 공개채용한 경상남도는
김부지사의 이같은 해외경영 경험과 전문경영인으로서의 안목을 높이 사
중책을 맡긴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문정수부산시장이 정무부시장으로 임명한 오세민씨는 경제기획원
예산실에서 잔뼈가 굵은 정통 경제관료출신.

문시장은 취임후 예산 따오기가 말처럼 쉽지 않자 동래고출신으로 민주계
인사들과도 절친한 예산전문가를 영입한 것이다.

경기도 정무부지사에는 남재우 전나전모방대표가 임명됐다.

부도기업인들의 모임인 "팔기회"전회장으로 중소기업문제에 남다른 식견과
애착을 갖고 있는 남부지사는 경기북부상공회의소를 운영해오면서 경기도가
지난해 중국 심양과 자매결연하는데 큰 역할을 한 공로를 인정받아 부지사에
발탁됐다.

이밖에 아직 정무부단체장을 인선하지 않은 시.도에서도 행정의 경제.
경영 마인드 도입 차원에서 정치.경제적 소신과 능력을 갖춘 인물을 기업
이나 학계 관계등에서 찾기위해 고심중인 것으로 알려지고있다.

< 송진흡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5년 10월 9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