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주스님(61). 법호는 태공이며 속명은 송현섭. 54년 3월 법주사에서
금오스님을 계사로 하여 사미계를 수지한후 불교에 입문했다.

스님께선 지난해 12월9일에 한국불교 최대 종단인 조계종의 제28대
총무원장에 취임했지만 사실은 이미 지난 80년 총무원장에 선출됐다가
"10.27법난"을 맞아 종권을 놓은 일이 있다.

그로부터 14년동안 재야에서 민주 개혁의 선두주자로서 활약하다가
지난해 4월 10일 개혁불사의 성공으로 권토중래한 셈이다.

이런 연유에서 스님께선 유달리 인권 환경 경제정의등 재야세력들이
내세우는 슬로건을 종단운영지침에서 강조하고 계신다.

그 대표적인 것이 "깨달음의 사회화"운동이다.

오는 5월7일 부처님오신날의 준비로 바쁜 스님을 찾아 스님이 구상하고
계신 깨달음의 실체를 알아본다.

-스님께선 지난번 성도절(부처님이 도를 깨우치신날)을 맞이하여
"깨달음의 사회화"운동을 전개하고 계신데 그 요지가 무엇입니까.

<>월주스님=나와 이웃 그리고 자연이 둘이 아니고 하나라는 것을
관념적으로만 이해할 것이 아니라 진실되게 깨달아 일체중생에게
즐거움을 주고 고통을 함께 나누는 이타적인 보살행을 실천하자는
것입니다.

이를 위해 종단에서는 올해 안에 약 10억원의 별도 성금을 모아
통일 환경보존 시민사회운동등을 하는 단체들을 돕게 될 것입니다.

또한 양로원 고아원등의 복지 단체와 르완다 난민돕기 베트남 한국인
2세의 교육기관 설립 캄보디아승려교육기관설립등 고통받고 소외된
사람을 도울 것입니다.

-그러한 보살행을 할려면 돈이 필요한데 불교에서는 돈을 모으는
것을 죄악시 하는 것이 아닌가요.

<>월주스님=그렇지 않습니다. 탁부가 나쁘지 청부는 자랑스런 일이지요.
아함경을 비롯한 여러 경전에서 부처님께서는 부지런히 노력해서 그
성과물의 4분의 1은 식생활을 해결하고 4분의2는 미래를 위해 재투자하고
4분의 1은 저축을 했다가 나의 또다른 분신인 남을 위해 보시하라고
하셨습니다.

-스님께선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공동대표로서 분배정의에 남다른
괸심을 갖고 계신 것으로 알고 있는데 불교적인 입장에서 기업인이
가져야될 정신자세에 대해 말씀해주시죠.

<>월주스님=기업이 내 개인의 것이란 소유집착에서 벗어나 기업의
관리자로서 만족하는 자세가 필요합니다. 그리고 소비자와 기업 이
남남이 아니라 한 몸이라는 것을 깨달아 축적된 부를 사회(소비자)에
회향(환원)하는 마음가짐이 중요합니다.

한편 종업원도 양질의 상품을 만드는 것이 이타행의 한 방법임을
깨달아 고객의 입장에서 일을 하며 기업의 발전이 곧 나와 사회의
발전이라는 동체의식을 가져야 할 것입니다.

따라서 노동자들도 훌융한 상품이나 용역을 소비자에게 제공하는
행위자체가 수도의 길이며 성불의 길로 가는 것이라는 긍지를 가져야
됩니다.

사용자와 노동자는 서로 대립할 것이 아니라 한 몸이라는 것을
깨달을때 노사화합은 자연스럽게 이뤄질 것입니다.

-최근 지나친 경제성장과 발전 욕심이 자연환경을 파괴한다는 우려의
소리가 높습니다. 불교의 자연관은 무엇입니까.

<>월주스님=서구는 자연을 인간이 정복해야될 대상으로 보았지만
불교에서는 유정(마음이 있는 중생)이나 무정(산천초목처럼 마음이
없는 중생)이 모두 불성을 갖고 있다(개유불성)고 보기때문에 자연과
더불어 조화롭게 살아야한다고 보고 있지요.

인간뿐이 아니라 생명있는 모든 중생 즉 자연이 같은 불성을 갖고
있으니 그들은 남이 아닐진데 어찌 사랑하지 않을 수 있겠습니까.
생태계의 보호는 곧 인간과 공존공생의 터전을 마련하는 것입니다.

-물고기나 자라등의 방생이 자연생태계를 파괴한다는 지적도
있습니다만.

<>월주스님=맞습니다. 방생이란 원래 사람에게 잡혀 죽게 된 목숨을
풀어놓아주어 자연상태 자유상태로 돌아가게해주자는 동체대비의 생명
존중사상에서 비롯된 것입니다.

그런데 이것이 형식화되어 오히려 생태계를 망가뜨리는 경우가
있습니다.

그래서 종단에서는 시장에서 물고기를 대량으로 구입해 강가에 방류하는
종전 방식의 방생은 삼가하도록하는 지침을 마련해 신도들께 계도하고
있습니다.

그대신 가난과 질병 어리석음에 빠져 고통받고 있는 이웃을 돕고
교도소의 재소자를 교화하는등의 인간방생으로 전환하도록 유도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자연보호운동에도 적극 참여하도록 강조하고 있습니다.

-자연보호와 차원은 조금 다르지만 최근 불교의 성보가 도난 당하는
사례가 빈번한데 대책마련이 시급하지 않습니까.

<>월주스님=안타까운 일입니다. 요즘 외국에서 한국 문화재에 대한
가치가 높이 평가되 고가에 거래되고 있기 때문에 비롯된 일 일것입니다.

그들은 조상의 얼과 사상이 담겨있을뿐만 아니라 신앙의 대상이 되는
성보를 이익에 눈이 어두워 도난 밀매하려는 것입니다.

종단에서는 정부와 함께 각 본 말사에 흩어져 있는 성보를 한곳에
모아 집중 관리하기 위해 전국 20여군데의 불교박물관건립을 추진중에
있습니다.

-이교도들에 의한 불상훼손등도 심각한 상황이라면서요.

<>타종교를 비하하고 자기 종교만을 절대시하는 하는 독선적인
흑백논리 탓입니다.

내 종교가 중요하면 남의 종교도 존중할줄 알아야 될텐데 타종교의
신앙대상을 훼손하면서 선행과 사랑을 주장한다면 공허한 이론이
아니겠습니까.

일부 교조적인 맹신자들에 의한 몰이해때문에 빚어지는 현상이라고
이해하고 싶습니다.

각 종교지도자들이 서로의 갈등을 이해하고 반목을 해소하는 노력을
함께 기울여 나가야 할 것입니다.

이런 의미에서 양극단을 버리라는 불교의 중도사상은 훌륭한 귀감이
될 것입니다.

아무튼 남북통일을 앞두고 먼저 지역간의 갈등이나 종교간의 갈등해소가
우선되어야 할텐데 안타까운 일입니다.

-남북통일에 대비한 각 종교단체들의 대북한활동이 활발히 추진중에
있습니다만 어딘지 모르게 순수성이 결여된 것처럼 보여지는 면도
있습니다.

<>월주스님=일부 종교지도자들이 경쟁적으로 교세확장에만 급급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통일을 위해서는 남한의 것을 강요하고 주입하려고 하기 보다 남북간의
동질성을 파악하고 신뢰를 회복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현재 북한엔 종교활동이 미미하지만 그들과 함께 활발한 교류를 통해
그동안의 대립감정을 해소하고 문화의 동질성을 찾아내는 것이 필요합니다.

삼국통일의 정신이 원효대사의 화쟁사상이었고 통합의 바탕이 불교문화
였듯이 민족문화의 중심인 불교가 통일의 시대를 선도하는 향도역할을
해야된다는 책임의식을 절감합니다.

-요즘 일본의 옴진리교나 국내의 영생교등 신흥종교들이 사회적
물의를 빚고 있습니다. 이같은 문제의 종교가 확산되고 있는 배경이
무엇일까요.

<>월주스님=물질만능과 향락추구의 감각적 가치관에다 기성 윤리가
붕괴됨에 따른 정신적 공백과 허무감이 그 배경을 이루고 있습니다.

이러한 허탈감위에 당장 어떠한 것을 이룰수 있다는 혹세무민적인
교리와 세계를 보여주는 것에 대해 어리석은 중생이 현혹되어가고
있기 때문입니다.

이러한 현상은 기성종교단체의 지도력부족탓도 크다는 것을 통감하고
있습니다. 기성종교의 거듭태어나는 노력이 절실히 요구되는 상황입니다.

-조계종의 개혁불교를 시작한지 이제 1년(4월10일)이 됐습니다. 그
성과와 진척상황은 어떻습니까.

<>월주스님=총무원장의 권력독점을 타파해 민주적으로 운영할 수
있도록 한 점과 전통적으로 해왔던 수도 포교 교육 역경 사업과 함께
인권 환경 통일 복지문제등의 사회문제에 적극적으로 나서게 된점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이제 그 틀이 어느정도 짜여졌고 개혁작업을 지속적으로 해나가는
것이 나를 포함한 집행부의 할이라고 생각합니다.

-해외 불교와의 교류도 활발해지는 것 같더군요.

<>월주스님=5월에 개최되는 한 중 일불교도대회를 비롯 각종 대 소
집회와학술세미나를 개최하고 있습니다.

특히 인도에서는 부처님이 태어나신 룸비니동산과 열반하신 구시나가라,
성도하신 부다가야,설법하신 녹야원등지의 성지에서 한국식 사찰건립을
추진 중에 있습니다.

한국불교의 우수성을 세계인과 함께 공유하고자 하는 것입니다.

이를 위해 과학의 힘을 빌어 각국의 불교도가 각국의 성보를 함께
활용할 수있도록 네트워커화하는 작업을 하고 있습니다.

이번에 해인사가 삼성그룹으로부터 약 20억원의 성금을 지원받아
팔만대장경을 데이타베이스로 전산화하고 있는데 그 대표적 사례라고
생각됩니다.

-곧 초파일을 맞게 됩니다. 등을 밝히는 연유는 무엇입니까.

<>월주스님= 불을 밝혀 어두움을 몰아내듯이 욕심과 집착에 빠져
제대로 보지 못하는 진리의 세계를 환히 비추자는 뜻입니다.

이번 2539년의 부처님 오신 날을 맞이하여 "하나되는 세상 ,부처님의
세상"이란 비원아래 모든 사상적 반목을 뛰어넘고 가진자와 가난한자,
사용자와 노동자,남과 북,종교적 갈등의 장벽이 해소 되어 모두가 한몸
임을 진실로 깨달아 서로 이타행을 실천하게 되기를 기원합니다.

<대담=김대곤 뉴스속보부장>

(한국경제신문 1995년 4월 23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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