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은 지난달 열린 서울 중구 동대문디자인플라자에서 열린 '2023 컬리 푸드 페스타' 풍경. 사진=연합뉴스
사진은 지난달 열린 서울 중구 동대문디자인플라자에서 열린 '2023 컬리 푸드 페스타' 풍경. 사진=연합뉴스
장보기 애플리케이션(앱) 마켓컬리도 유통가 유료 멤버십 경쟁에 뛰어들었다. 유통가의 유료 멤버십 경쟁이 '2차대전' 국면으로 접어든 가운데 컬리 역시 충성고객 '록인(lock-in)'을 위해 멤버십을 내놓은 모습이다.

"1900원 내면 10배 혜택 쏜다"…커피빈 손잡은 컬리

컬리는 구독형 유료 멤버십 서비스 '컬리멤버스'를 출시한다고 1일 밝혔다.  사진=컬리
컬리는 구독형 유료 멤버십 서비스 '컬리멤버스'를 출시한다고 1일 밝혔다. 사진=컬리
마켓컬리 운영사 컬리는 구독형 유료 멤버십 서비스 '컬리멤버스'를 출시한다고 1일 밝혔다.

컬리멤버스는 가입자가 매월 이용료 1900원을 내면 적립금 2000원과 최대 2만4000원 상당 혜택을 받을 수 있는 5종 쿠폰팩을 지급하는 구조다. 무료배송 쿠폰, 마켓컬리 3종 할인쿠폰, 뷰티컬리 20% 할인쿠폰(최대 1만원) 등이 제공된다. 멤버십 회원만을 위한 특가 상품, 전용 상품도 기획한다는 방침이다.

경쟁사와 같이 커피 전문점, 편의점 등 오프라인 혜택도 제공한다. 커피빈에서 아메리카노 구매 시 월 1회 한 잔을 추가로 무료 제공받을 수 있고, CU 10% 할인쿠폰도 2장 제공한다. 앞서 신세계그룹 통합 유료멤버십 '신세계 유니버스 클럽'이 스타벅스 혜택을 내세운 것을 의식한 구성으로 풀이된다.

컬리 측은 "업계 최저 구독료에 파격적 혜택을 담았다"면서 "10배 이상의 혜택을 돌려받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컬리멤버스는 컬리가 지난해 연말 한정판으로 멤버십 혜택을 담은 '베네핏 패키지'를 판매해 올해 초 시범 운영한 후 선보인 결과물이다. 컬리는 대신 1만5000원 이상 주문 시 무료배송이 가능한 '컬리패스(월 4500원)'는 7월 말부로 운영을 종료했다.
사진=마켓컬리 애플리케이션 캡쳐
사진=마켓컬리 애플리케이션 캡쳐
컬리는 멤버십 출시를 기념해 이달 중 멤버십에 가입하면 첫 달 구독료를 면제해 주는 이벤트를 진행한다. 상업자 표시 신용카드(PLCC)인 '컬리카드'로 멤버십 정기 결제 등록 시 추가로 5개월을 무료로 이용할 수 있다.

김병완 컬리 최고성장책임자(CGO)는 “있어도 잘 쓰이지 않는 구색 맞추기용 (멤버십) 대신, 활용도 높은 혜택만을 엄선해 서비스 퀄리티를 높였다"고 자신했다.

유료멤버십 경쟁 재점화…신세계 유니버스 클럽 등판에 와우멤버십 '맞불'

사진=G마켓 앱 캡쳐
사진=G마켓 앱 캡쳐
올해 들어 유통가에선 유료 멤버십 경쟁이 재차 가열되고 있다. 대다수가 저마다 '가입비 이상의 혜택'을 내세워 유료멤버십을 통한 충성고객 모시기에 돌입했다. 고물가로 인한 소비심리 침체기를 충성고객으로 이겨내려는 포석이 깔렸다.

우선 신세계그룹이 지난 6월 경쟁에 다시 불을 붙였다. 기존에 운영하던 이커머스(전자상거래) SSG닷컴·G마켓 통합 멤버십인 '스마일 클럽'에 이마트, 신세계백화점, 스타벅스, 신세계면세점 등 오프라인 계열사 혜택을 더해 '신세계 유니버스 클럽'(이하 유니버스클럽)으로 개편했다.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의 야심작으로 평가되는 유니버스클럽은 가입비(연 3만원)에 상응하는 캐시 제공, 온·오프라인 5% 할인 등을 제공한다. 6개 계열사(이마트·신세계백화점·SSG닷컴·G마켓·스타벅스·신세계면세점)에서 제공하는 할인과 무료 식음료 등을 합하면 1년에 200만원 이상의 혜택을 받을 수 있다는 게 신세계 측 설명이다.

여기에 비(非) 계열사와도 손을 잡고 멤버십 혜택을 확장하기로 했다. KT(이동통신), 대한항공(항공)을 비롯해 금융, 게임, 배달플랫폼 등 분야의 다른 기업들과도 멤버십 협업을 추진하고 있다. 업계에선 신세계그룹이 과거 스마일클럽 회원으로 330만명을 모은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조상훈 신한투자증권 연구위원은 유니버스 클럽에 대해 "충성고객에 집중하는 ‘선택과 집중’ 전략을 통해 고객 라인을 강화하고, 양질의 고객 데이터 축적이 가능해진 점이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쿠팡플레이 시리즈 2차전 맨체스터 시티와 AT. 마드리드의 경기가 지난달 30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개최됐다.  사진=쿠팡
쿠팡플레이 시리즈 2차전 맨체스터 시티와 AT. 마드리드의 경기가 지난달 30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개최됐다. 사진=쿠팡
1100만명(지난해 말 기준)에 달하는 유료멤버십 회원을 거느린 이커머스(전자상거래) 강자 쿠팡 역시 '와우멤버십' 혜택을 강화하면서 대응에 나섰다. 와우멤버십 회원이면 무료로 볼 수 있는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쿠팡플레이와 배달 애플리케이션(앱) 쿠팡이츠 할인 혜택을 보강하며 맞불을 놨다.

쿠팡플레이는 스포츠 콘텐츠와 영화 혜택으로 소비자 시선을 끌고 나섰다. 지난달 31일 영국 프리미어리그 맨체스터 시티와 스페인 프리메라리가 아틀레티코 마드리드를 초청해 진행한 '쿠팡플레이시리즈 2차전'이 대표적이다. 쿠팡플레이시리즈는 쿠팡플레이가 직접 주최, 주관, 중계하는 스포츠 이벤트로 경기 티켓은 와우멤버십 가입자 한정으로 판매한다. 최근 영화 최신작을 볼 수 있는 '쿠플 클럽' 혜택을 더한 데 이어 스포츠 이벤트로 다시 한번 소비자 주목을 끌어모았다. 여기에 와우멤버십은 최근 배달서비스 쿠팡이츠 할인(5~10%) 혜택도 더했다.

쿠팡은 와우멤버십은 지난해 6월 가격을 종전 2900원에서 4990원으로 인상했음에도 불구하고 회원수가 연간 기준 200만명 늘었다. 또한 쿠팡은 올해 1분기 분기에 제품을 한번이라도 구입한 활성고객 수도 1901만명에 달해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활성고객 1인당 구매액은 305달러(약 38만9000원)로 지난해 1분기(283달러)보다 8%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롯데그룹 계열사 중에선 롯데홈쇼핑이 지난달부터 유료멤버십 '엘클럽'을 개편했다. 2018년 선보인 엘클럽에 렌터카, 시네마 등 오프라인 계열사 할인 혜택을 강화했다. 롯데호텔 최대 20% 할인, 롯데렌탈 최대 70% 할인 혜택과 함께 매월 롯데시네마 3000원 할인 쿠폰을 지급한다. 롯데홈쇼핑 관계자는 "모든 서비스를 비용으로 환산하면 가입비(연 3만원)보다 큰 연간 최대 100만원 이상의 혜택을 돌려받는 셈"이라고 말했다.

또한 롯데쇼핑에선 롯데백화점이 1987년 이후 출생자로 가입자 제한을 건 유료멤버십 '와이커뮤니티'를, 온라인쇼핑몰 롯데온이 '롯데오너스'(월 2900원·연회비 2만원)를 운영하고 있다. 이커머스 업계에선 아마존 상품 무료 배송을 내세운 11번가의 '우주패스'(월 2900원 시작)가 있다.

유통가 밖에서 가장 큰 경쟁자로 꼽히는 것은 포털공룡 네이버의 '네이버 플러스 멤버십'이다. 쇼핑 시 최대 5% 추가 적립뿐 아니라 티빙·네이버 웹툰 등 콘텐츠 혜택을 소비자가 선택할 수 있게 하면서 출시 3년 만에 800만명의 회원을 끌어모은 것으로 전해졌다. 네이버는 지난해 9월 대학(원)생을 위한 '네이버플러스 멤버십 스튜던트'를 선보이며 20대 사용자 확보에 힘을 주고 나섰다.

각 기업이 가입비 이상의 혜택을 내걸고 이용자를 모은 이유는 멤버십을 계기로 자연스레 사용빈도가 높아지는 '록인' 효과가 있기 때문이다. 일례로 G마켓의 익일 배송 서비스 '스마일 배송' 매출 80%가 멤버십 유니버스클럽 회원에게서 발생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멤버십 회원의 스마일 배송 이용 빈도 역시 일반 회원보다 1.5배가량 더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롯데홈쇼핑에서도 유료멤버십(엘클럽) 고객의 연간 구매 금액은 일반 고객보다 6배 이상 많은 것으로 집계됐다.

이해니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대형 유통사들이 신규 모객보다 기존 고객을 유지하고 객단가를 높이고 안정적인 매출을 발생시키는 전략으로 멤버십을 채택했다. 가시적인 성과를 내고 있는 기업은 쿠팡, 네이버 정도로 파악된다"고 진단했다. 김명주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쿠팡의 와우멤버십 효과에 대해 "쿠팡이 (와우멤버십 이용 시 제공되는 당일·새벽배송) 로켓와우 서비스를 통해 소비자의 충성도를 확보했다. 온라인 시장 성장률 둔화 추세가 이어지고 있음에도 멤버십의 경쟁력이 부각되며 1분기 유효 고객수(1901만명)가 지난해 1분기보다 5% 증가했다"고 분석했다.

쏟아지는 유통업계의 다양한 이야기를 맛보기 좋게 한입거리로 잘라 담았습니다. 유용하게 맛보는 [오정민의 유통한입], 같이 한입 하실까요?



오정민 한경닷컴 기자 bloomi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