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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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온라인 커뮤니티에 결혼식을 앞두고 혼주석에 친아빠와 새아빠 둘 중 누구를 모셔야 할지 고민이라는 예비신부 A씨의 고민이 올라왔다.

A씨는 어린 시절 부모님이 이혼하면서 성인이 될 때까지 어머니와 단둘이 생활했다. 어머니의 손에서 자랐지만 아버지와도 꾸준히 연락하며 종종 식사 자리도 가졌던 A씨. 그는 부모님의 선택을 존중했기에 이들의 이혼이 자신의 인생에 큰 영향을 미칠 것이란 생각은 해본 적이 없었다고 했다.

그러나 결혼식을 앞두고 예상치 못했던 갈등이 불거졌다. 혼인신고는 하지 않았지만 어머니와 오랜 시간 만남을 이어온 새아빠와 친아빠 둘 중 누가 혼주석에 앉아야 하는지를 두고 신경전이 벌어진 것. A씨는 "새아빠는 법적으로 따지면 남이지만 늘 나를 딸로 생각해주고 엄청 잘 챙겨줬다. 하지만 아빠라기보단 엄마의 배우자로 느껴지는 정도"라며 고민했다.

A씨는 친아빠를 혼주석에 모시고 싶었다. 그러나 A씨의 엄마는 새아빠가 앉아야 한다고 강력하게 주장했다. 친아빠가 혼주석에 앉으면 본인은 결혼식에 가지 않겠다고 엄포를 놓기도 했다. 이 일로 엄마와 심하게 다툰 A씨는 "나와 아빠는 관계가 나쁘지 않다. 아빠가 한 번뿐인 친딸의 결혼식을 못 보신다는 게 너무 마음 아프다"면서 "한, 두시간이면 끝날 결혼식인데 혼주석 때문에 아예 참석하지 않겠다는 엄마의 말이 너무 실망스럽다"며 답답함을 토로했다.

A씨 외에도 온라인 상에는 결혼을 앞두고 혼주 문제로 고민하는 이혼가정 자녀들의 사연이 많이 올라와 있다. 대부분 어떻게 하면 한 쪽이 서운하지 않도록 의견을 조율할 수 있을지에 대한 방법부터 식순까지 고심했다. 심지어는 혼주석에 의자를 3개 준비하는 것을 고려하는 이도 있었다.

해당 사연을 접한 네티즌들은 "혼인신고도 하지 않은 사실혼 관계의 새아빠를 혼주석에 앉히는 건 아니라고 본다", "당연히 친아빠가 앉아야 하지 않나", "그냥 엄마 혼자 앉는 건 어떨지", "청첩장에 이름 적은 분을 앉히라", "평생 남을 결혼 사진에 친아빠의 모습이 담겨야하지 않을까", "신랑, 신부가 주인공인데 원하는대로 하시면 될 듯", "솔직히 말해서 동거남인데 혼주석에 앉는 건 좀", "같은 경험이 있는데 막상 친부모님 모시니 서로 등만 돌리고 계시더라는", "상견례 때 누가 갔었는지도 중요할 것 같다" 등의 다양한 반응을 보였다.

예비부부들이 모인 온라인 결혼준비 카페에서는 이혼가정에서 친부모를 모실 경우, 결혼식에서 혼주가 나서야 하는 순서를 최대한 생략하라고 조언했다. 또, 결혼 전 의견 조율이 되지 않고 갈등만 심해지는 경우 한 부모만 혼주석에 모시거나 친척이 빈 자리를 채우는 방법도 고려해볼 것을 추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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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수영 한경닷컴 기자 swimming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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