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준욱 중앙방역대책부본부장(국립보건연구원장).(사진=연합뉴스)
권준욱 중앙방역대책부본부장(국립보건연구원장).(사진=연합뉴스)
방역당국이 최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신규 확진자 증가폭이 다소 둔화된 것 관련 "전국 확산의 폭풍전야"라며 안심해선 안 된다고 경고했다.

권준욱 질병관리본부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 부본부장은 25일 오후 충북 오송 질병관리본부에서 열린 코로나19 정례브리핑에서 "소중한 일상이 회복되기 어려운 상황으로 갈 수도 있다. 등교 개학은 물론 추석 연휴조차도 집안에서만 머물러야 할지도 모른다"고 했다.

그는 "예상할 수 있는 최악의 시나리오를 지금 이 순간 말씀드려서 매우 송구합니다만 만약 정말로 힘든 상황이 온다면 시계를 되돌리고 싶을 순간이 바로 오늘일 것"이라며 "이 순간 실천이 필요하다. 내일의 불행을 막아야 한다"고 방역협조를 당부했다.

권준욱 부본부장은 "겉보기에 이틀 연속 확진자 수가 정체된 것처럼 보이고 있지만 전국 확산의 폭풍전야라고 판단하고 있다"며 "지난주 초에 시작된 수도권 거리두기의 영향이 얼마나 크게, 또 빨리 반영될지 조금 더 지켜봐야 되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국내 코로나19 상황은 이달 중순부터 심각한 수준으로 치닫고 있다. 지난 14일부터 일별 신규 확진자 수는 103명→166명→279명→197명→246명→297명→288명→324명→332명→397명→266명→280명을 기록하며 12일 연속 세 자릿수를 이어갔다. 이 기간 발생한 신규 확진자만 총 3175명이다.
코로나19 검사를 진행하고 있는 모습. 사진=연합뉴스
코로나19 검사를 진행하고 있는 모습. 사진=연합뉴스
한편 주영수 코로나19 공동대응 상황실장은 "코로나19 환자가 얼마나 늘겠느냐 예측할 수는 없지만 대략 엊그제(23일)가 흐름상 가장 피크(최고치)를 누린 날로 추정된다"며 "사회적 거리두기가 강화됐기 때문에 확진자가 더 증가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예측하고 있다"고 했다.

그러나 권준욱 부본부장은 "하루나 이틀, 며칠 정도의 상황으로 전체를 전망하는 것은 합리적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계속해서 상당히 엄중하고도 폭발을 앞둔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권 부본부장은 "지난 2월 말~3월 초에 신천지 관련 집단감염 상황이나 5월 이후 수도권 유흥시설 중심으로 한 집단감염 상황과 달리 지금은 감염원 자체가 워낙 규모가 있게 계속 이어지고 있다"며 "상승 추세가 꺾였다는 얘기는 상당히 성급한 판단이다. 계속해서 확진자 수가 증가할 위험요인이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미 시작된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 조치에 대해 국민들이 얼마나 참여하고 협력하고 실천하느냐에 따라 코로나19의 정점을 어디서 멈추게 할지 달려있다"며 "이번 주말까지 계속 발생 추이를 보면서 판단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김명일 한경닷컴 기자 mi737@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