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국보훈의 달] 국립서울현충원 29초영화제
‘호국보훈의 달’을 맞아 순국선열의 숭고한 애국정신을 기리고 이 땅을 지키기 위해 불철주야 애쓰고 있는 국군 장병들을 응원하는 영화제와 음악회가 마련된다. 한국경제신문사가 국립서울현충원과 함께 오는 20일부터 다음달 12일까지 공모하는 ‘국립서울현충원 29초영화제’, 계룡대 3군본부와 함께 오는 25일 여는 ‘한경필하모닉오케스트라 호국보훈콘서트’다.

6·25전쟁이 일어난 지 올해로 66년. 분단의 아픔은 여전한데 나라를 위해 기꺼이 목숨을 바친 이들에 대한 관심과 추모의 열기는 점점 사그라들고 있다. 29초영화제는 살신성인(殺身成仁)의 자세로 나라를 지킨 우리들의 영웅에 대해 다시 생각하는 기회다. 한경필 음악회에선 군인들에게 힘과 용기를 주고 격려하는 경쾌한 클래식의 향연이 펼쳐진다.


“나의 무덤엔 묘비가 쓸데없다 / 고향에 묻히어 한 줌 흙 되면 그뿐 / 이름없는 꽃이나 한 그루 심어다오 / 나는 썩어 거름이 되리니 / 고향의 봄에 한 송이 더 많은 꽃이 피리라.” 일제강점기 항일투쟁을 하다 만주로 망명한 독립운동가 노성원의 묘비에 적힌 글이다. ‘고향의 봄’을 그리다 1964년 별세한 그는 서울 동작구 현충로 국립서울현충원에 안장돼 있다.

국립현충원은 애국지사와 국군 장병, 경찰관, 무명용사 등 나라를 위해 살다간 이들의 묘역이다. 6·25전쟁에서 목숨을 잃은 장병을 위해 1955년 처음 조성됐다. 1965년부터는 국가에 공이 있는 민간인도 안치하고 있다. 국립서울현충원은 10만여 무명용사를 포함해 17만위가 넘는 호국영령을, 대전 갑동의 국립대전현충원은 1986년 이후 영면에 든 약 11만위의 호국영령을 모시고 있다.

국립서울현충원과 한국경제신문사가 함께 주최하는 ‘국립서울현충원 29초영화제’는 현충원을 주제로 선열들의 애국정신과 희생의 의미를 돌아볼 기회다. 오는 20일부터 다음달 12일까지 작품을 공모하는 이번 영화제의 주제는 두 가지다. ‘현충원은 대한민국의 OOO이다’와 ‘Hero-우리의 영웅 이야기’다. 전자를 택한다면 ‘기억의 장소’ ‘영웅들의 기지’ 등 현충원의 의미를 참신한 시각으로 표현하면 된다. 후자를 주제로 삼는다면 각자 생각하는 영웅에 대한 이야기를 자유롭게 풀어내면 된다.

29초영화제 사무국은 “현충원을 방문했거나 언론매체를 통해 접한 경험, 깊은 인상을 준 국가유공자들의 이야기, 21세기 대한민국의 영웅, 일상에서 볼 수 있는 나라 사랑의 모습 등 수많은 이야깃거리가 있을 것”이라며 “순국선열에 대한 국민의 다양한 이야기와 생각을 모으려는 것이 이번 영화제의 취지”라고 설명했다. 김인호 국립서울현충원장은 “순국선열과 호국영령의 희생과 공헌을 온 국민이 함께 되새겨보자는 취지로 영화제를 마련했다”며 “이들의 삶을 통해 나라의 밝은 미래를 생각해 보는 기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각각 주제에 대한 이야기를 29초 분량의 영상에 자유롭게 담으면 된다. 영상에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개인이나 팀 단위로 참여할 수 있다. 국내외 청소년과 일반인, 국내에 거주하는 외국인 모두 출품할 수 있다. 출품작은 29초영화제 공식 홈페이지(www.29sfilm.com)에 올리면 된다.

시상식은 다음달 20일 열린다. 군인, 일반인, 청소년 등 3개 부문으로 나눠 시상하며 총상금은 2000만원이다. 국립서울현충원 관계자와 영화감독, 배우, 대학교수, CF감독 등으로 구성된 심사위원회가 세 차례에 걸쳐 심사한 뒤 시상식장에서 당선작을 발표한다. 선정된 우수작은 국립서울현충원이 운영하는 체험활동과 영화 상영 자료로 활용될 예정이다. 시상식 장소는 추후 공지한다.

선한결 기자 alway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