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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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영업익이 일제히 떨어진 주요 홈쇼핑사들이 올 들어 수익성 개선에 성공했다. TV 시청인구 감소로 외형 확장이 어려워진 상황에서 TV 의존도를 낮추고 고수익 상품을 늘리는 등 내실 다지기에 집중한 결과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홈쇼핑 4사(CJ온스타일, GS샵, 현대홈쇼핑, 롯데홈쇼핑)의 1분기 영업익이 나란히 올랐다. 영업익이 적게는 4.1%, 많게는 89.4% 줄어들었던 지난해와는 대조적인 분위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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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사 중 1분기 영업익이 가장 큰 곳은 GS샵(328억원)이다. 작년 대비 3.8% 늘었다. CJ온스타일은 262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9.5% 올랐고, 현대홈쇼핑도 206억원으로 두자리수(14.9%) 증가율을 기록했다. 롯데홈쇼핑(98억원)의 영업익 증가율은 156.1%나 올랐다. 지난해 2월부터 6개월간 새벽방송이 중단되면서 영업익이 급감한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홈쇼핑 업황은 수년째 악화하는 중이다. 가장 큰 원인으로는 TV 시청률 감소가 꼽힌다. 지난해 TV수상기를 주5일 이상 이용한 20대 비율은 30%가 채 안된다. 유료 방송사업자에 내는 송출수수료 부담이 매년 늘고, 고물가로 소비심리가 위축됐다는 점도 실적 하락 요인이다.

특히 지난해에는 사상 최초로 주요 4사의 매출·영업익이 동반 하락하며 위기감이 최고조에 달했다. 홈쇼핑사들이 TV 비중을 줄이고 모바일 라이브커머스 비중은 늘리는 '탈(脫)TV'를 앞세워 체질 개선에 나선 이유다. 실제로 홈쇼핑업계 매출에서 TV 방송이 차지하는 비중은 꾸준히 줄어들고 있다. 2019년까지만 해도 56.5%였던 TV 비중은 2022년 기준 50% 밑으로 떨어졌다.

CJ온스타일은 올해를 모바일 원년을 삼고 라이브방송 비중을 비중을 전년 대비 70% 늘리는 원플랫폼 2.0 전략을 천명했다. GS샵은 업계 최초로 라이브커머스 영상을 1분 내외로 줄인 '숏폼' 콘텐츠를 선보였고, 현대홈쇼핑은 유튜브 콘텐츠를 강화하고 있다.

'고마진' 상품으로 분류되는 패션·뷰티 카테고리도 늘리는 전략도 먹혀들어갔다. 일반 상품 대비 마진율이 높은 패션, 뷰티, 여행, 건강기능식품 등의 상품 판매를 늘리는 방식으로 편성 효율을 끌어올린 것이다.

해당 홈쇼핑에서만 독점적으로 판매하는 단독 상품도 확대하는 추세다. 판매 수수료를 받는 일반 상품군과 달리, 단독 상품은 대부분 직매입이라 수익률이 높기 때문이다. 경쟁사에는 없는 차별화 상품으로 고객을 끌어모을 수 있는 효과도 있다.

단독 상품을 유치하기 위한 경쟁도 치열하다. 롯데홈쇼핑은 지난달 인기 뷰티 브랜드 '조선미녀'의 맑은쌀 선크림을 업계 최초로 판매해 25분만에 4000세트를 완판시켰다. CJ온스타일은 다이소 품절 대란의 주인공인 브이티코스메틱의 'VT 리들샷 에센스' 후속작을 단독으로 출시하기도 했다.

양지윤 기자 y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