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니 다이어리'는 미국 뉴저지 출신의 촌뜨기 신참 '내니'(유모)인 애니(스칼렛 요한슨)가 뉴욕의 상류사회를 경험하면서 겪는 일들을 통해 참된 가족애와 삶의 의미를 일깨워주는 영화다.

대학을 갖 졸업한 애니는 은행 입사 면접을 망치고 단지 이름이 비슷하다(내니와 애니)는 우연으로 생각지도 못했던 유모가 된다.

그녀가 일하는 집은 그야말로 상상도 할 수 없었던 상류층 가정 'X가'.게다가 돌봐야하는 남자 아이는 보통 말썽꾸러기가 아니다.

정신없이 바쁜 생활 속에서도 애니는 너무나 가식적인 삶을 사는 X가 사람들을 이해할 수 없다.

그런 가운데 아이에 대한 연민은 커져가고 결국 정으로 똘똘 뭉친 애니와 사랑만 빼고 모든 것을 갖춘 X가 사람들의 좌충우돌 한판 승부가 시작되는데….

이 영화에서 가장 볼만한 것은 2005년 '아일랜드' 등으로 전 세계에서 가장 섹시한 스타가 된 스칼렛 요한슨이 순진한 시골 처녀로 변신했다는 점이다.

그녀는 천연덕스럽게 촌티나는 역할을 해내면서도 색다른 매력을 물씬 풍긴다.

애니의 순수한 시선 덕분에 냉소적으로 볼 수밖에 없는 뉴요커들의 생활도 밝게 채색됐다.

2002년 출판 이후 비평가들의 극찬을 받은 동명 베스트셀러 소설을 원작으로 한 만큼 구성도 탄탄하다.

소녀에서 성인으로의 성장 과정을 보여주고 있다는 점에서 이 영화는 젊은 여성 관객들의 취향에 잘 맞을 것 같다.

다만 로맨스가 이야기의 중심축은 아니어서 '브리짓 존스의 일기'처럼 여성 관객들의 절대적인 지지를 받을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10월3일 개봉.12세 이상.

서욱진 기자 ventur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