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씨소프트 인터랙티브
무비 ‘프로젝트M’ 촬영 장면 전 세계 포털과 게임회사 등 정보기술(IT)업계의 원천 지식재산권(IP) 확보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국내 업체들도 웹소설과 웹툰 등의 IP를 이용한 시장 확장에 나선 상태다.
IP로 글로벌 나가는 포털사
크래프톤 ‘펍지 유니버스’ 웹툰 23일 카카오엔터테인먼트에 따르면 이 회사가 최근 인수한 북미 웹툰 플랫폼 업체 타파스와 웹소설 플랫폼 업체 래디쉬는 지난 18일 각각 이사회를 열고 합병을 결의했다. 합병 법인 최고경영자(CEO)는 타파스를 북미 대표 웹툰 플랫폼으로 성장시킨 김창원 대표가 맡는다.
카카오엔터는 여러 플랫폼의 합병을 통해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할 예정이다. 합병 법인은 타파스(장르물)와 래디쉬(로맨스), 래디쉬가 지난해 인수한 우시아월드(판타지)까지 3개 플랫폼을 아우른다. 합병 이후에도 독립적으로 서비스를 운영하지만, 합병 법인의 리더십을 바탕으로 강력한 시너지를 낸다는 구상이다.
카카오엔터테인먼트 ‘사내 맞선’ 카카오엔터는 한국에서 입증된 ‘노블코믹스 시스템’을 미국에서도 가동한다. ‘나 혼자만 레벨업’ ‘템빨’ ‘사내 맞선’과 같은 인기 웹소설을 웹툰과 영화, 드라마, 게임 등으로 제작해 파급 효과를 키우는 전략이다. 카카오엔터 관계자는 “북미에서도 제2의 ‘이태원 클라쓰’ ‘경이로운 소문’ 등과 같은 강력한 히트 IP 사례를 발굴하겠다”고 말했다.
네이버도 해외시장 공략의 고삐를 죄고 있다. 네이버웹툰은 영상화 사업 역량 강화를 위해 2018년 설립한 자회사 스튜디오N을 통해 ‘스위트홈’ ‘유미의 세포들’ 등 유명 웹툰 IP를 드라마로 제작해 흥행시켰다. 최근엔 해외 영상 스튜디오 거점을 확보하고 있다. 현지 언어와 문화에 기반한 영상 제작 역량을 강화해 글로벌 콘텐츠 시장을 공략한다는 포석이다.
크래프톤 ‘펍지 유니버스’ 웹툰 네이버웹툰은 이달 12일, 16일 일본 드라마 시장 공략을 위해 합작법인(JV) 두 곳의 설립 계획을 잇달아 발표했다. 우선 네이버웹툰의 일본 계열사 라인디지털프론티어가 CJ ENM-스튜디오드래곤과 함께 공동으로 300억원을 출자해 일본 내 합작법인 스튜디오드래곤 재팬을 올 상반기에 세우기로 했다. 이와 함께 일본 지상파 방송사 TBS, 일본 웹툰 제작사 샤인파트너스와 이달에 한국 내 웹툰 스튜디오 ‘스튜디오 툰’ 합작법인을 설립한다.
이로써 네이버웹툰은 한국의 스튜디오N, 미국의 ‘왓패드 웹툰 스튜디오’와 더불어 일본에서도 영상 스튜디오를 확보하게 됐다. 일본 콘텐츠 시장은 미국과 중국에 이어 세계 3위 규모다. 하지만 드라마 시장은 글로벌 드라마 제작 시도가 드물다는 평가를 받는다. 네이버가 비집고 들어갈 영역이 있다는 게 업계의 분석이다.
게임 IP 활용해 콘텐츠 사업 모색
넷마블 ‘그랜드크로스’ 게임업체들도 자체 IP를 활용해 게임사의 감성이 담긴 스토리를 선보이는 데 주력하고 있다. 넷마블은 지난 2월 자회사 넷마블에프앤씨를 통해 내부 IP개발실을 분사해 신규 스튜디오인 ‘스튜디오그리고’를 설립했다. 스튜디오그리고는 넷마블에프앤씨가 개발하거나 퍼블리싱을 맡는 게임을 활용해 웹툰과 웹소설 등을 제작할 계획이다. 현재 이 스튜디오가 중점을 두고 있는 작품은 슈퍼 IP로 꼽히는 ‘그랜드크로스’다. 그랜드크로스W는 글로벌 유저들이 한 공간에 모여 실시간 대규모 전투를 벌이는 전략 게임으로 연내 출시될 예정이다.
네이버웹툰 ‘스위트홈’ 다른 게임사들도 게임 IP를 콘텐츠화하는 데 주목하고 있다. 엔씨소프트는 2월 신작 5종 티징 영상을 공개하면서 인터랙티브 무비 ‘프로젝트M’을 공개했다. 인터랙티브 무비란 이용자가 이야기 속 주인공이 돼 다양한 선택을 하고, 그 선택으로 인해 달라지는 이야기를 만들어 나갈 수 있는 장르다. 컴투스는 해외 게이머에게 익숙한 서머너즈워 세계관을 바탕으로 게임 ‘백년전쟁’을 웹툰과 웹소설, 애니메이션, 영화 등으로 확장할 계획이다.
크래프톤은 배틀그라운드 세계관인 ‘펍지 유니버스(PUBG universe)’를 구축했다. 회사는 지난해 6월 배틀그라운드의 탄생 비화를 담은 다큐멘터리 ‘미스터리 언노운: 배틀그라운드의 탄생’을 시작으로 단편 영화, 시네마틱 영상, 게임, 웹툰 등 9종의 콘텐츠를 잇달아 공개했다. 게임 ‘크로스파이어’ IP를 바탕으로 같은 이름의 드라마를 중국 텐센트비디오를 통해 방영해 약 20억 회 조회수를 기록한 스마일게이트는 영화 배급사 소니픽처스와 함께 할리우드 영화를 제작하고 있다.
위메이드가 올해 기대작으로 꼽히는 대규모 다중접속 역할수행게임(MMORPG) '미르M: 뱅가드 앤 배가본드(미르M)'의 사전 테스트를 종료하고 정식 서비스를 위한 마지막 담금질에 돌입한다고 23일 밝혔다.위메이드는 지난 19~22일 실시한 사전 테스트를 통해 콘텐츠 밸런스 및 서버 안전성 등 게임 운영의 전반을 점검했다.위메이드는 사전 테스트를 통해 '미르의 전설2' 정통성을 계승한 8방향 그리드-쿼터뷰 방식과 미르대륙을 배경으로 펼쳐지는 탄탄한 세계관·스토리를 공개했다고 설명했다.이와 함께 △미르 특유의 자유도 높은 성장 시스템 '만다라' △무림사조로 거듭나 더욱 강력한 힘을 선사하는 '화신' △대규모 인원이 펼치는 치열한 전투 '수라대전'과 '문파대전' 등 미르M의 핵심 콘텐츠를 테스트했다고 덧붙였다.사전 테스트 참가자들은 미르대륙으로 파견된 조사단의 주축인 전사, 도사, 술사로 게임을 즐기며, 자신의 성향에 맞는 직업을 선택하고 다양하게 플레이하면서 정식 출시 이후 어떤 캐릭터를 육성할지 미리 확인해 볼 수 있었다.위메이드 측은 "사전 테스트 참가자들은 자유도 높은 미르M만의 성장 시스템 '만다라' 등에 좋은 점수를 줬다"며 "'사전 테스트 기간이 너무 빠르게 지나갔다', '정식 서비스가 무척 기대된다', '계속하고 싶은 몰입도 높은 게임이다' 등 의견을 전했다"고 말했다.위메이드는 이번 사전 테스트 결과를 바탕으로 게임의 완성도를 더욱 끌어올리겠다는 계획이다. 위메이드는 사전 테스트 설문 참여자를 대상으로 정식 출시 후 사용할 수 있는 한정판 패키지 '대륙의 개척자'를 선물한다.미르M의 국내 정식 출시는 상반기가 유력하다. 이와 함께 이르면 연말 글로벌 시장을 겨냥한 위믹스 블록체인 플레이 앤 언(P&E) 버전도 공개할 가능성이 높다고 게임업계는 보고 있다.배성수 기자 baebae@hankyung.com
애플과 삼성전자가 주도하던 스마트워치 시장이 격변기를 맞을 전망이다. 구글, 메타 등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이 잇따라 시장 진출을 선언하면서 경쟁이 한층 가속화할 것으로 보인다. ○구글·메타, 하반기 스마트워치 출시23일 정보기술(IT)업계에 따르면 구글은 올해 하반기 ‘픽셀워치’를 출시할 전망이다. 구글은 지난 11일 개발자 콘퍼런스 ‘구글 I/O 2022’에서 픽셀워치를 공개했다. 돔형 유리를 씌운 동그란 형태다. 자체 개발한 안드로이드 기반 웨어러블 기기 운영체제(OS) ‘웨어 OS’를 적용했다. 심박수 측정 기능은 물론 구글 지도, 구글 어시스턴트, 구글 전자지갑 등을 이용할 수 있다. 기존 구글 생태계와 연동해 다양한 스마트 홈 기기를 쓸 수 있을 전망이다. 구글이 2019년 21억달러(약 2조6800억원)에 인수한 웨어러블 기기 전문 업체 핏빗의 헬스케어 기능도 추가될 것으로 보인다.구글은 이번 행사에서 스마트워치 외에도 픽셀7 등 스마트폰과 무선 이어폰 픽셀버즈 프로 등을 함께 선보이면서 애플처럼 소프트웨어와 하드웨어를 아우르는 생태계를 구성하겠다고 강조했다. 구글은 삼성전자와 함께 웨어 OS를 개발해 지난해 출시한 갤럭시워치4에 내장했다. 후속작인 갤럭시워치5 역시 웨어 OS를 사용할 전망이다. 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의 ‘소프트웨어 동맹’이던 구글이 하드웨어 시장을 본격적으로 공략하고 있다”며 “삼성의 시장점유율을 갉아먹을 수 있다”고 말했다.메타 역시 연내 스마트워치를 내놓을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헬스케어 등 기능이 강조된 기존 스마트워치와는 전혀 다른 형태다. 업계에선 메타의 스마트워치는 디스플레이 분리가 가능한 형태로 기기에 카메라를 장착해 동영상 촬영과 라이브 스트리밍 등을 지원할 것으로 보고 있다.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등 자사 소셜미디어와 시너지를 내려는 의도로 풀이된다.애플과 삼성전자도 하반기 신제품으로 시장 수성에 나설 예정이다. 애플은 애플워치8, 삼성전자는 갤럭시워치5를 선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두 회사는 그동안 심전도, 혈중 산소 포화도, 혈압 측정 등 헬스케어 기능을 앞세워 저가형 제품과 차별화하는 전략을 내세웠다. ○스마트워치 시장, 연평균 15% 성장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지난해 세계 스마트워치 출하량은 1억2750만 대로 처음으로 1억 대를 넘어섰다. 시장 점유율은 애플이 30.1%로 가장 높았고 삼성전자(10.2%)가 뒤를 이었다. 두 회사 외에 화웨이(7.7%) 아이무(5.2%) 어메이즈핏(5.1%) 샤오미(3.6%) 등 중저가 제품 위주의 중국 업체들과 가민(4.6%) 핏빗(3.8%) 등 스포츠 기능을 앞세운 미국 업체들이 경쟁하고 있다.시장에선 구글과 메타 등이 스마트워치 시장에 진출하면 업계의 구도가 바뀔 수 있다고 보고 있다. 기존 플랫폼과 연계해 시장 영향력을 빠르게 늘릴 수 있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구글과 메타 모두 광고를 주요 수입원으로 삼는 회사”라며 “스마트워치를 통해 사용자의 오프라인 행동까지 파악해 맞춤형 광고를 강화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스마트워치 시장은 당분간 꾸준한 성장이 예상된다. 시장조사업체 포천비즈니스인사이트에 따르면 글로벌 스마트워치 시장 규모는 지난해 220억2000만달러(약 28조원)에서 2028년 582억1000만달러(약 74조원)로 연평균 14.9%가량 성장할 전망이다.이승우 기자 leeswoo@hankyung.com
모바일 내비게이션 서비스 T맵을 운영하는 티맵모빌리티는 이달 초 미국 도심항공모빌리티(UAM) 기체 제조회사 조비와 전략적 업무협약을 맺고 ‘한국형 UAM 서비스’를 위한 공동 연구에 들어갔다. 티맵모빌리티 관계자는 “국내 UAM 노선과 버티포트(UAM 이착륙장) 입지를 선정하는 데 T맵을 통해 지난 20년 동안 수집한 방대한 양의 인구 이동, 차량 운행 데이터가 상당한 도움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구글 지도보다 앞선 T맵회사 관계자의 말처럼 T맵의 가장 큰 경쟁력은 20년 동안 쌓은 국내 교통 데이터다. T맵의 역사는 2002년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SK텔레콤은 그해 2월 ‘네이트 드라이브’를 내놓으며 “이동통신망과 GPS(위치확인시스템)로 변화하는 교통상황을 실시간으로 수집, 분석해 목적지까지 가는 가장 빠른 길을 음성과 문자로 안내해주는 쌍방향 커뮤니케이션 서비스”라고 설명했다. 2005년 미국에서 첫 상용 서비스를 시작한 구글 지도보다도 3년 앞선 시점이었다.다만 서비스를 이용하려면 데이터 요금과 월 2만원의 정보이용료를 별도로 내야 했다. 전용 휴대폰과 내비게이션 키트도 필요해 접근이 쉽지 않았다. 서비스 초기 월간 활성 이용자 수(MAU)는 1만 명 수준에 그쳤다.그런데도 SK텔레콤은 꾸준히 서비스를 업그레이드했다. 초기에는 화살표로 방향을 알려주는 ‘턴 바이 턴(TBT)’ 방식을 썼지만 2005년 지도를 보여주는 ‘풀 맵’ 방식으로 진화했다. 2008년에는 현재와 같은 T맵으로 이름을 바꿨다.T맵이 폭발적으로 성장하기 시작한 계기는 스마트폰의 등장이었다. 무선 데이터를 쓸 수 있고 GPS가 내장된 스마트폰은 내비게이션 시장의 급격한 변화를 불러왔다. SK텔레콤은 T맵을 2010년 스마트폰 기반 앱 서비스로 만들고 자사 이동통신 고객에게 무료로 제공하기 시작했다. 1년 만에 MAU가 30만여 명에서 250만 명까지 급증했다.2011년 하반기부터 추가 요금을 받고 다른 통신사 가입자도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도록 개방한 데 이어 2016년에는 모든 가입자에게 무료로 제공하기 시작했다. 이를 통해 MAU가 1000만 명을 돌파하면서 ‘국민 내비’의 칭호를 얻게 됐다. ○도착 시간 예상부터 급정거 경고까지다양한 신기술도 지속해서 추가했다. 2013년 빅데이터 분석과 패턴화를 통해 도착 시간을 예측해주는 서비스를 내놨고, 2016년에는 운전자의 주행 데이터를 활용해 운전 성향을 분석해주는 서비스도 선보였다. 운전자의 과속, 급가속, 급감속 등 운행 데이터에 기반해 100점 기준으로 점수를 매기는 식이다. 여기에 그치지 않고 보험 서비스와 연계해 일정 점수를 넘기면 최대 10% 할인도 받을 수 있다.2017년에는 T맵에 SK텔레콤의 인공지능(AI) 플랫폼 ‘누구’를 적용한 ‘T맵X누구’를 출시했다. 운전 중 화면 터치 없이 음성만으로 목적지를 설정하거나 변경할 수 있어 주행 안전성을 높였다.차량사물통신(V2X) 기술도 2018년 적용했다. GPS 정보와 빅데이터를 이용해 앞서가는 T맵 이용 차량이 급제동할 경우 사고 위험이 있다고 판단해 최대 1㎞ 내 뒤따르는 차량의 T맵 화면에 경고 문구를 띄워준다. 소방차, 구급차 등 응급 차량의 앞 차량에 길을 터달라고 알림을 보내거나 갓길 정차 차량에 접근하는 차량에 경고하는 기능도 제공한다.작년 12월에는 화물차 전용 내비게이션 서비스도 내놨다. 화물차 높이와 중량 제한에 따라 안전 운행이 가능한 최적의 경로를 안내하고, 주행이 불가능한 도로는 피해 간다. 출시 5개월 만에 5만여 명의 가입자를 확보하는 등 좋은 반응을 얻었다. ○SK텔레콤 모빌리티 사업 ‘밑천’T맵은 SK텔레콤이 모빌리티 사업을 추진하는 밑천이 됐다. SK텔레콤은 2020년 12월 모빌리티 전문 자회사 티맵모빌리티를 출범했다. T맵 가입자를 기반으로 T맵 플랫폼, T맵 오토, 택시·대리운전 등 호출 서비스, 이동 수단 구독형 서비스, 자율주행·UAM 등 미래형 모빌리티 등 5개 비즈니스를 추진하고 있다.이를 위해 글로벌 모빌리티 기업인 우버와 동맹을 맺고 기술과 플랫폼을 공유했다. 합작회사인 우티를 세워 택시 호출 서비스도 내놨다. 회사 관계자는 “T맵을 시작으로 데이터, 기술 기반 미래 모빌리티 산업을 선도하겠다”며 “2025년 매출 6000억원을 달성할 것”이라고 말했다.이승우 기자 leesw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