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375억원씩 상호 지분 취득
메타버스·AI 등 공동사업 추진
KT가 신한은행과 ‘정보통신기술(ICT)-금융 혈맹’을 맺는다. 두 회사가 상대방 주식 4375억원어치를 각각 인수하고 미래 사업 23개를 함께 벌이기로 했다. 역대 최대 규모의 국내 ICT·금융 분야 협력 모델이다. 데이터, 인공지능(AI), 메타버스 등 신산업 분야에서 우위를 차지하기 위한 이종(異種)산업 간 합종연횡이 본격화하는 모양새다.

17일 KT와 신한은행은 4375억원 규모의 지분 협력 방식으로 ‘미래성장 디지털전환(DX) 사업협력을 위한 전략적 파트너십’을 체결했다고 발표했다. 서울 남대문로 신한은행 본점에서 열린 사업협약 체결식에는 박종욱 KT 경영기획부문장(사장), 진옥동 신한은행장 등이 참석했다. 두 회사는 작년 9월 신한금융그룹과 KT가 디지털 플랫폼 협력 계약을 체결한 지 약 4개월 만에 미래 사업에서 한배를 타기로 손을 잡았다.

양사는 KT의 AI·빅데이터 등 ICT 역량에 신한은행의 금융 인프라를 합쳐 각종 디지털 서비스를 출시할 계획이다. 메타버스에서 새로운 경제 시스템을 함께 개발·운영해 ‘생활밀착형 전자금융 서비스’를 제공하는 식이다. KT의 인터넷TV(IPTV) 서비스 올레tv, 신한은행의 미래형 점포 디지로그 등 각자 보유한 기업·소비자 간 거래(B2C) 서비스 플랫폼을 활용해 비금융사업 확대에도 나선다. 신기술을 접목해 서비스 고도화도 추진한다. 금융 분야에 특화한 AI 언어모델을 개발하고 음성 인증 방식 금융 인프라를 개발할 계획이다.

전문가들은 두 회사가 빠른 디지털 전환을 통한 신성장동력 확보를 위해 공격적 전방위 동맹까지 맺은 것으로 보고 있다. 기존 사업에 머무른 채 단순 협업에 그쳐서는 사업을 키우기 어려운 환경이 됐다는 설명이다.

황성진 흥국증권 리서치센터장은 “두 기업이 단발성 사업협력 계약을 한 게 아니라 장기 계획과 함께 양사 간 지분 가치까지 엮었다”며 “긴 호흡으로 기술과 금융을 정교하게 조합해 시너지를 낸다면 핀테크·플랫폼 분야에서 차별화된 경쟁력을 갖출 수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선한결/김대훈 기자 alway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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